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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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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입니다.
경찰, '천공 의혹' 수사 속도전…무더기 출석조사

천공은 서면답변으로 마무리, 부승찬은 제주까지 출장조사

2023-07-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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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무속인 천공의 국정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속도전에 돌입했습니다. 경찰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게 3차 조사를 예고했습니다. 관련해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6개월 만에 경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았습니다. 대통령실로부터 고발을 당한 본지 <뉴스토마토> 기자들도 오는 14일 경찰에 출석합니다. 부 전 대변인 측과 김 전 의원은 "경찰이 천공의 국정 개입 의혹에 관한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도 않은 채 명예훼손이라는 결론만 내렸다"고 반발했습니다. 미리 답을 내리고 속도전에 나섰다는 얘기입니다. 공교롭게 군 검찰은 부 전 대변인에게 군사기밀 누설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사정당국의 흐름은 분명 '기소'인 듯 보입니다. 
 
군 검찰,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부승찬 기소…'역린' 건드린 대가
 
국방부 검찰단은 12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에게 군사기밀보호법 등의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앞서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국방부 대변인 시절 일기를 모아 <권력과 안보>라는 회고록을 출간했습니다. 군 검찰은 2021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내용을 문제 삼았습니다. 부 전 대변인이 군사기밀로 지정된 비공개 사항을 따로 기록해 뒀다가 퇴직 즈음에 보안 절차를 위반해 외부로 유출했다고 의심합니다. 
 
6월28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국방부 검찰단으로 출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도 2월23일 부 전 대변인의 자택과 국방부 대변인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특히 부 전 대변인 자택에서의 압수수색은 무려 25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부 전대변인은 이어 3월10일과 4월6일 두 차례 방첩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6월28일에는 군 검찰에도 출석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 불구속 기소 결정은 군 검찰에 출석한 날로부터 2주 만에 이뤄졌습니다. 
 
부 전 대변인에 대한 재판은 군사법원법에 따라 재판권이 있는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법리상 군사기밀 누설이 아닌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되는 일부 혐의에는 수사권이 있는 민간 수사기관으로 사건을 이첩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부 전 대변인의 부탁을 받고 군 내부 보안 절차를 위반하고 외부로 자료를 반출한 의혹을 받는 A 공군 중령에 대해서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군사법원에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 입장에서는 부하 직원까지 기소되는 전방위 압박인 셈입니다. 
 
부승찬·김종대·뉴스토마토, '천공 개입 의혹' 제기로 고발당해
 
문제는 부 전 대변인이 제기한 천공 의혹에 있습니다. 대통령실의 역린을 건드린 것입니다. 부 전 대변인은 <권력과 안보> 책에서 천공을 언급했습니다. 2022년 3월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이 결정되고, 민간인 신분인 천공이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 육군본부 서울사무실을 둘러봤다는 내용입니다. 부 전 대변인은 2022년 4월1일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 행사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만났는데, 남 전 총장이 "3월 천공과 김용현 경호처장이 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 답사했다는 보고를 공관관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한 당시 일기 내용을 토대로 책 일부를 썼습니다. 
 
4월21일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 정부의 불법 도청파문 진단과 대응에서 용산의 구조적 취약성과 정보 주권의 상실 위험을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당 의혹은 앞서 김종대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유튜브와 라디오 방송에서 먼저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자신에게 말해준 사람이 부 전 대변인이라는 걸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때 그의 보좌관이었던 부 전 대변인을 보호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은 곧장 김 전 의원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고발했습니다. 김 전 의원이 비방의 목적을 갖고 거짓을 주장, 김용현 처장과 대통령실 이전에 관여한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겁니다.
 
본지는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을 제주에서 만나 인터뷰했으며, 부 전 대변인의 실명으로 관련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전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시작된 국방부 대변인의 폭로는 정치권으로 파장이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이튿날 대통령실은 천공 의혹을 책에 담아 공론화한 부 전 대변인, 부 전 대변인을 인터뷰하고 관련 의혹을 보도한 본지 기자 3명, 부 전 대변인의 책을 읽고 의혹을 언급한 한국일보 기자 1명 등 총 5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현직 기자에 대한 대통령실의 첫 형사 고발이었습니다.  

밀어붙이는 경찰…제주 '출장조사'까지 예정 
 
경찰 조사는 김 전 의원부터 시작됐습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월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당시 경찰 조사는 오후 2시반부터 3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경찰이 그에게 천공의 일을 말한 제보자가 누구인지 색출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습니다. 김 전 의원의 조사는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12일 다시 이뤄졌습니다. 조사는 오전 9시반에 시작, 오후 1시 정도에 마무리 됐습니다. 
 
부 전 대변인 역시 경찰로부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지난 4월19일과 4월27일 두 차례 부 전 대변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은 13일 경찰로부터 세 번째 조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3차 조사가 여러 대목에서 흥미롭습니다. 이른바 '출장조사'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2월19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 전 대변인의 변호사는 "경찰이 '참고인들 진술이 엇갈린다'라면서 세 번째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며 "부 전 대변인이 이미 두 차례 조사를 받았고, 그간 여러 기관의 조사들 때문에 미뤄둔 급한 일정이 있어 현재 서울에 갈 수 없다고 답하자 '출장조사를 진행하겠다'라고 전달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이 서울에 올라오지 못하니까 서울경찰청 직원들이 제주도로 직접 내려가 조사하겠다는 겁니다. 부 전 대변인에 대한 3차 조사는 13일 오후 4시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진행됩니다. 
 
부 전 대변인의 변호사는 "출장조사라는 형식은 생전 처음 본 경우"라면서 "'피의자 입장'까지 고려해 수사기관이 찾아온다는 걸 보니까 그렇게 해서라도 해야 할 뭔가가 있는 걸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어 "왜 이런 친절을 베푸는지 어리둥절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아울러 부 전 대변인과 함께 고발된 본지 기자들은 오는 14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즉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천공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고발된 사람들이 연이어 조사를 받는 겁니다. 

경찰, 천공은 서면답변서로 '끝'…'답정너' 속도전
 
부 전 대변인 측과 김 전 의원은 "경찰이 사실상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하기 위해 속도전을 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경찰은 지난 4월10일 "지난해 3월 한 달간 국방부 폐쇄회로TV(CCTV) 영상 중 복원된 4TB 분량의 자료를 분석했으나, 천공에 관한 건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천공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서면답변서를 받아서 마무리했다고 전했습니다. 서면답변서는 관저 이전과 관련해서 천공은 육군참모총장 공관 등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의원은 "경찰은 천공에 관한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도 못했는데, '천공이 대통령 관저를 안 갔다'로 결론을 내렸다"라면서 "그렇게 결론 내리고 김종대와 부승찬, 기자들을 한꺼번에 조사해서 모두 기소하겠다는 걸로 보인다"고 의심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의 변호사는 "지난 4월에 경찰에 두 번 출석했을 때 우리는 남영신 전 총장과 대질심문을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경찰은 결국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경찰이 피의자 한 명을 수사하려고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올 정성이면 왜 천공에 대해선 그렇게 못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찰이 사실상 윗선의 수사지침을 받고 그 지침대로 처리하기 위해 갑자기 속도 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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