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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줄지 않는 '쉬었음' 인구

2023-11-16 11:14

조회수 :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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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대형 쇼핑몰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 길이면 눈길이 저절로 사람들을 향해 움직입니다. 기자실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이 시간에 노동을 하지 않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각자 다양한 사정을 가지고 쇼핑몰을 찾았을 것입니다. 하루 연차를 쓰고 숨을 돌리러 나온 이들도 있을 것이고 정말로 노동을 하지 않아도 소득이 유지되는 이들도 있을 것이죠.
 
그러다 문득 일을 하고싶어도 갈만한 일자리가 없어 타의로 쉬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고용동향'을 들여다보니 15~29세 청년 중 36만6000명에 달하는 인구가 '쉬었다'고 답변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쉬었음' 청년들이 정말 일을 하기 싫어서 쉬는 것인지, 의지는 있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청년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는 대학 교수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이들이 내놓은 답변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일자리 질이 좋지 않아 취업했다가도 직장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대학의 교수는 "학생들이 '일 학습 병행제' 등을 통해 취업을 했다가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 한 학기도 버티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일자리 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년들이 처음부터 구직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회초년생으로 회사에 발을 내디뎠다가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직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 '스펙을 더 쌓아야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다'는 말은 더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청년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그냥 쉬었다'는 청년들을 일터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고용 질 개선이 선결돼야 할 것입니다. 
 
사진은 채용박람회에서 면접을 기다리는 구직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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