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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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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암호화폐는 똥” 찰리 멍거 타계

“훌륭한 기업 적당한 값에 사라”…‘꽁초투자’ 버핏 바꾼 파트너

2023-11-29 11:30

조회수 : 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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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버크셔 헤서웨이의 부회장이자 워렌 버핏의 영혼의 파트너 찰리 멍거 부회장이 99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버크셔 헤서웨이는 보도자료를 통해 찰리 멍거가 이날 아침 캘리포니아 병원에서 평화롭게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의 단짝 워렌 버핏은 성명을 통해 “찰리의 영감과 지혜, 참여가 없었다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며 애도했습니다.
 
멍거가 완성시킨 버핏
 
찰리 멍거는 버핏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에 필적할 만한 투자이자 버핏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멍거는 1924년 버핏과 같은 네브라스카 오마하 출생으로, 하버드 법학대학원을 나와 LA에서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버핏과는 1959년 지인에게 초대받은 식사 자리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 꾸준하게 교류하며 간간이 함께 투자하다가 1978년에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에 공식 취임했습니다.
 
버핏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주식투자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멍거 또한 1993년에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400대 부자에 선정되는 등 대단한 성과를 이뤘습니다.
 
멍거는 버핏의 조력자이자 영혼의 파트너로 불립니다. 특히 버핏의 투자관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이 9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사진은 2018년 5월7일 미 네바다주 오마하에서 열린 행사에서 질문을 듣는 모습.(사진=AP/뉴시스)
 
워렌 버핏의 투자를 설명할 때 “벤자민 그레이엄 70에 필립 피셔 30”이란 표현을 씁니다. 그레이엄은 버핏이 가치투자를 배운 스승입니다. 그레이엄의 주식투자는 담배꽁초 투자에 비유됩니다. 담배꽁초를 주어 한 모금 빨고 버리듯, 고만고만한 기업이라도 아주 싸게 살 기회가 있다면 매수해 적정가에 팔면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 필립 피셔는 대표적인 성장주 투자자입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이라면 조금 비싼 값을 주고도 투자했습니다. 즉 기업의 안전마진을 강조한 그레이엄식 투자와, 피셔의 성장주 투자를 적절하게 섞은 가치투자자가 버핏이란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버핏이 성장주 투자를 완성하는 데는 멍거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버핏이 훌륭한 기업을 찾아 장기간 동행하는 투자를 하게 된 것도 멍거 덕분입니다. 1964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투자한 것이 처음이고, 1972년 버핏의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 거론되는 씨즈캔디도 마찬가지입니다. 버핏이 “멍거가 바로잡아 준 덕분에 그레이엄의 담배꽁초 투자에서 벗어나 거래 자산으로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게 됐다”라고 말한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버핏·멍거 없는 버크셔, 준비 마쳤다
 
두 사람은 매년 열리는 버크셔 헤서웨이 주주총회장에 나와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곤 했습니다. 버핏은 질문에 대해 유머를 섞은 답을 하는데 멍거는 강한 단어로 짧고 굵게 직격하는 스타일입니다. 
 
멍거는 버크셔 헤서웨이의 부회장이자 LA지역 언론매체 데일리저널의 회장이기도 합니다. 데일리저널도 버크셔처럼 주총에서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올해 2월에 열린 주총에서는 “중국에선 테슬라보다 BYD가 낫다”라거나, “인공지능(AI)은 중요하지만 너무 과열돼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또 그 유명한 “암호화폐는 똥(crypto shit)”이라는 독설을 반복했습니다. 멍거는 “누군가 자신이 국가통화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한다면 그건 공기를 대체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그의 발언에 대한 반박도 많지만 확고한 자신의 투자관에 따라 대단한 업적을 이뤄낸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멍거가 99세로 세상을 떠났고 버핏의 나이도 올해 93세입니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들은 오래 전부터 이들의 부재를 걱정했습니다. 버핏은 이에 대비해 이미 후계자를 점찍었습니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2018년 1962년생인 그렉 아벨에게 부회장직을 맡겼습니다. 최근엔 공시를 통해 “버핏의 후임자가 필요할 경우 버크셔 이사회는 그렉 아벨이 버핏을 대신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버핏이 자신의 후계자로 그를 지목한 것입니다. 
 
버크셔는 버핏의 요청에 따라 이사회 구성원이 개인 재산에 비해 상당한 양의 주식을 최소 3년간 보유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건을 추가했습니다. 아벨은 위임장 공개에 맞춰 버크셔의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버핏은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세 자녀를 (재산의 99%를 기부하는 내용을 담은) 유언 집행자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버크셔도 2세대 경영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멍거에 이어 언젠가는 찾아올 투자의 현인 워렌 버핏과의 이별도 준비해야 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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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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