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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 B가 없다

2024-01-31 11:46

조회수 :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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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돌아섰고, 대중 외교를 풀어낼 묘책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가치 외교'라는 플랜 A만을 추구할 뿐 플랜 B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남북 관계에 있어 현 정부의 기조는 '힘에 의한 평화'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가짜 평화 쇼'라고 지칭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 상황이 힘에 의한 평화가 실현되고 있는 걸까요. 
 
지난 연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재설정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연초 들어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삼고 전쟁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외교관으로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만들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최근 "올해 (동북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권위 있는 대북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미들벨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과 시그프리트 헤커 박사도 "김정은이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북한과 직접 협상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수십 차례 북한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전문가들입니다. 단순한 전망으로 흘릴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이런 언급을 했습니다. 김 부부장은 "문재인, 참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었다"며 "어리숙한체하고 우리에게 바투(바싹) 달라붙어 평화 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어 놓고는 돌아앉아 제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우리가 미국과 그 전쟁 사환군(하수인)들을 억제하기 위한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한 것은 문재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가짜 평화'라고 했지만, 문 전 대통령은 '평화'를 앞세우면서도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김 부부장이 "우리가 전력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도 못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큰 손실"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적어도 전 정부의 대북정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이뤘다고 볼 수 있겠죠.
 
대중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에 올인하는 외교를 보여주며,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은 대중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외교 수장들의 '방콕 12시간 마라톤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취임한 지 20여일이 지났음에도 아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상견례를 겸한 통화조차 하지 못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입니다. 
 
국가 안보는 국가 경제로 직결됩니다. 북한에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을 활용하면 한반도 안보 상황의 안정적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한미일 협력이라는 플랜 A만을 가진 현 정부의 외길 외교가 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스스로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강화하는 겁니다. 
 
미국은 대만 사안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정부도 외교 문제에 있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 채 실리 외교를 펼쳐왔습니다. 윤석열정부도 플랜 B를 준비하며 외길 외교에서 벗어날 때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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