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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관권 선거

2024-02-15 15:07

조회수 : 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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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부산시 동래구 동래시장을 나서며 환송하는 시민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을 비롯한 당정청 등 국가 공무의 핵심들이 부산에 가서 대놓고 표를 구걸하는 모습에 아연할 수밖에 없다. 요란한 선거법 위반으로 보인다. 행안부의 '공직선거법에 따른 공무원이 지켜야 할 행위 기준' 책자에 따르면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을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명기했다" 
 
언뜻 보면 지난 13일 열한 번째 민생토론회를 부산에서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의 비판 같습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지난 2021년 2월 26일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의 논평입니다. 
 
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하자 '관권 선거'라며 비판에 나선 겁니다. 당시 국민의힘은 지도부는 "선거중립에 대한 최소한의 의지도 내팽개친 사건"이라며 문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습니다.
 
다시 2024년 현재로 돌아오면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2월,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 토론회'를 명분으로 부산을 찾았습니다. 열 번의 민생 토론회를 모두 수도권에서 진행하다, 총선이 다가오자 비수도권 지역으로는 최초로 부산을 방문한 겁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끝나자 대기업 총수들을 동원해 부산 깡통시장을 찾았던 모습이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반복된 것이기도 합니다.
 
민주당은 3년 전 국민의힘의 비판을 윤 대통령에게 고스란히 돌려줍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쉽게 말해 이재명 도지사가 평소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선거 때 다 돼서 연천군 가서 이거 하겠다, 시흥 가서 이거 하겠다, 발표하면 공직선거법 위반일까요, 아닐까요"라며 "저 같으면 이미 구속됐을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로 예정된 독일과 덴마크 순방을 출국 나흘 전에 돌연 연기한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호남에서 직접 주재할 예정입니다. 외교적 결례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않은 채 순방까지 미뤄가며 호남을 찾아 민생토론회를 연다고 합니다. 과연 총선을 고려한 선택이 아니라고 국민 앞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이번 민생토론회에서 발표할 정책이 과연 각 당이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공약'을 내놓는 것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요. 
 
대통령실이나 여권에서는 "정무적 결단에 따른 것", "총선 쟁점 차단"이라는 비공식 설명이 나옵니다. 또 KBS 대담으로 통해서도 해결하지 못한 김건희 여사 문제가 순방으로 더 불거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물론 억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수 일간지도 사설에서 "명확한 경위와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구구한 억측만 커질 것"이라고 꼬집는 게 현실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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