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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박근혜 파면)탄기국 "황교안, 계엄령 선포하라"

일부 회원들 "헌재로 처들어가자" 격앙

2017-03-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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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 인용을 최종 결정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좌우로 흔들던 태극기를 손에 든 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10일 오전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에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을 중심으로 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연신 '탄핵 각하', '박근혜는 죄가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고 선고하자 집회 장소는 일순간 침묵에 휩싸였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바닥을 치며 통곡하거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한동안 하늘을 바라봤다. 
 
잠시 후 무대에 오른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 역시 허탈해하는 회원들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정 대표는 "헌재 재판관 8명은 정의와 진실을 외면했다"며 "대한민국이 더러운 작전 세력에 넘어갔다. 대한민국은 이날로 정의와 진실은 사라졌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 대통령께서 청와대 문을 나와 곧바로 자택으로 돌아가신다"며 "우리는 이런 결과가 나올까 봐 미리 수없이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고, 우리는 '국민 저항권'을 발동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발언 중간중간 흥분한 보수단체 회원들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그는 "끝까지 싸우시려면 자해하거나 폭력을 쓰지 말라"며 "저 역시 할복과 분신을 생각했다. 그러나 싸우기 위해서는 살아있어야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사라지면 이나라는 사라진다"며 "여러분 한 분 한 분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고 회원들을 독려했다. 
 
정 대표는 박 대통령을 염두한 듯한 추가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불의와 거짓과 음모에 희생된 대통령은 우리 가슴속에 영원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고, 우리는 대통령을 버리지 않았다"며 "우리의 대통령은 우리가 죽을 때까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잠시 죽지만 영원히 살 수 있는 예수님의 길을 선택했다. 지금부터 국민대통령은 박근혜입니다"라고 말하고 '박근혜'를 연호했다.
 
이날 정 대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계엄령 선포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겨우 1차전에서 졌을 뿐이다. 황 총리에게 권한다. 지금 즉시 계엄령을 선포해 국회 전원을 체포하라"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당장 헌재로 쳐들어가겠다는 회원들을 향해 "대열을 정비하고 2차 명령에 따르라"며 중재했다.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출구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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