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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yong@etomato.com

금융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현장에선)또 한명의 은행장이…

2018-05-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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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6월1일) 함영주 하나은행장의 구속영장 실질검사가 있습니다. 구치소에 갇히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데요.

관련기사: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구속될까" 관심 집중

하나은행장은 현재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은행 임원으로 있으면서 특정인을 추천했고, 그 특정인이 합격점수에 미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했기 때문입니다.

구속 가능성 유무에 대해 은행업계와 법조계 의견이 갈립니다. 은행 사람들은 '가재는 게편'이라고 하나은행장 편을 들고 있습니다.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국민은행, 신한은행도 채용비리 검찰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비공식 내규에 따라 은행 최고위 임원들이 특정 채용대상자를 추천만 했을 뿐, 나머지는 인사담당자들이 '알아서' 합격을 시켰다는 겁니다. 

이른바 '임원추천제'라고 하는 관행은, 은행 임원이 지인을 추천하면, 추천 받은 사람은 서류전형에서 면제되는 것입니다. 서류전형에서만 면제가 되고, 나머지 필기시험, 면접은 자력으로 합격 점수를 받아야 합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지난 1월 남산케이블카를 타고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때는좋았는데 #철창살은만지지마요

그당시 관행이었다는 점 등의 반박을 받아들여 임원추천제를 봐줄수 있는 문제라 하더라도, 전형 절차에서 점수조작이 있었다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금융감독원도 '임원추천제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이후 다른 전형에서 합격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합격시키는 점수 조작이 있는 것은 위법'이라고 결론내렸습니다.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구속되냐 마느냐 기로에 선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금감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함영주 행장이 추천한 사람은 면접 전형에서 불합격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지원을 받아 합격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함영주 행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직에서 활동 중인 경우 법원에서 관련 서류를 조작한다거나 관계자들과 입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같은 사안으로 구속영장심사를 받은 우리은행장은, 구속심사가 있기 전에 조직에서 물러나면서 구속을 면하기도 했습니다.

하나은행장으로서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행장은 이날까지도 법적 대응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오늘 늦은 저녁, '하나은행장 전격 사퇴'라는 결정이 나오지 않을지, 기사 마감하는 기분이 깔끔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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