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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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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전세가율 60% 붕괴! …낯설지 않은

집값은 제자리에 있을 때가 제일 좋더라고요

2018-12-02 16:43

조회수 : 5,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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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na.co.kr/view/AKR20181202015300003?input=1195m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0%를 깨뜨리고 50%대로 내려왔다는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의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11월 주택가격 월간 통계에 따르면 그렇답니다.

어감이라는 것이 참 무섭죠? 60%와 59.6%는 불과 0.4%p 차이인데 각각 “60%대”, “50%대”로 표현할 수 있어서 독자에게 굉장히 다른 느낌을 주게 되니 말입니다. 저는 이걸 ‘말장난’이라고 표현하는데, 기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언론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기자는 무엇을 취재해서 쓰거나 혹은 쓰지 않느냐,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독자에게 굉장히 다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언론(기사)은 없습니다. 저마다의 주관이 반영된 객관만 있을 뿐이죠.) 그래서 기사가 객관적이기를 바라기보다는 기자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기자이기를 바라는 것이, 그런 기자(매체)의 기사를 취사선택해 읽는 것이 훨씬 더 현실성 있는, 중요한, 기사 읽기 노하우입니다. 

와~ 완전 딴 길로 샜네요;;;;

60%로 돌아가서. 전세가율이 떨어지리라는 사실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죠. 매매가가 급등했으니까요. 전세가는 가만히 있어도 매매가가 올라가면 전세가율은 떨어지기 마련인데, 최근엔 전세가가 조금 하락한 곳도 있었죠? 그러면 전세가율은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하겠죠.

음. 전세가율이 60% 밑으로 하락한 것이 대단한 사건인 것처럼 보도했지만, 예전에도 이런 적은 있었어요. 아시다시피 전세가는 실수요자의 판단이 반영된 가격이고, 매매가는 주택소유주의 기대감이 반영된 가격입니다. 둘 사이의 괴리가 벌어지는 일은 주택가격 급등기마다 나타났습니다.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입주를 앞둔 시기엔 이곳이 전세가율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예전에 인천 청라지구가 첫 입주를 시작한지 1년쯤 됐을 때 취재를 간 적이 있습니다. 미분양도 많았고 집주인이 들어와 살지 않는 집들은 전세입자를 못 찾아 빈 채로 놔둔 경우도 많았죠. 그때 30평대 아파트 전세 시세가 7000만~8000만원 정도였어요. 와, 출퇴근만 괜찮으면 당장에라도 이사하고 싶더군요. (물론 출퇴근하기 괜찮으면 전세시세가 그 값은 아니었겠지만..)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사진/뉴시스

1만세대에 육박한다는 송파구 헬리오시티도 입주를 앞두고 있죠? 청라와 비교할 수는 없는 동네인데, 그래도 초기에 세입자 구하는 집들이 많을 테니까 전세가는 (세입자 입장에서) 꽤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간혹 그런 세입자도 있대요? 전세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집주인에게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요구하는...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다 이유가 있죠.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서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전세가 인상률을 5% 이하로 묶어야 하잖아요. 대규모 입주로 인해 초기 전세가가 저렴하니까 다음번, 그 다음번 전세재계약 때도 전세보증금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게, 계속해서 낮은 인상률로 저렴한 보증금 혜택을 누리겠다는 의도죠ㅋㅋ 햐~ 현명하다고 해야 할지 영악하다고 해야 할지... 


전세가율 하락세는 언제 어떻게 바뀔까요? 매매가가 하락해서 전세가율이 좁혀질지, 전세가가 올라서 좁혀질지. 지금 시장 분위기만 보면 전세가가 오를 기미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매매가는 조금 빠진 것 같죠? 그렇다고 ‘이제 매매가가 하락하면서 전세가율이 다시 줄어들 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급등 후 조정 중인데 조정 후 하락할지 다시 상승할지 누가 확신할 수 있겠습니까?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 변수들을 살펴가며 조심스럽게 전망할 뿐이죠. 제일 중요한 변수는 수요와 공급인데, 새 집에 대한 수요는 아직 사라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여의도학파’의 기수인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집값을 전망할 때 가장 강조하는 요인은 ‘새 집에 대한 열망’입니다. 서울 사는 사람들은 (형편이 되는 안 되든 다들) 새 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데 그 새 집이 (공급이) 모자르다는 거예요. 이건 내년이 돼도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집값을 움직이는 또 다른 주요 변수, 경기는 영 좋지가 않죠. 집을 살 수 있는 유동자금은 시중에 꽤 많은 것 같은데, 실수요자들이 그만한 돈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양극화.’ 유동자금이 한쪽에 쏠려 있으니까요. 물론 집값이 오를 때는 그 소수가 시장을 움직이며 가수요를 만들어내죠. 작년과 올해 급등세처럼.  


내년엔 집값이 오르길 바라시나요? 반대로 떨어지길 바라세요? 저는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좋겠습니다. 크게 올라도 또 엄청 떨어져도 나라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 그만큼 사회도 어지러워질 테니까요. 정책당국자들의 속마음도 저처럼 ‘집값, 너 조용히 좀 있어주면 안 되겠니?!’ 아닐까요?
 
집값이 먼저 뛰었다 치고, 경제도 어여 빨리 집값이 오른 만큼의 갭을 채워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마는 내년 경제를 예측한 여러 기관들의 의견들을 보자니 쉽지 않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경제가 좋아져야 증시도 좋고, 그래야 저희 증권부 기자들도 기쁜 마음으로 기사를 쏟아낼 텐데 말이죠. 


사진/언헤이트재단 홈페이지(
unhate.benetton.com)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파격적인 광고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글로벌 패션기업 베네통이 2011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키스를 합성한 광고로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만 있는 건 아니고 다른 분들이 등장하는 광고도 있습니다. 2012년 칸국제광고제에서 인쇄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었죠.

이 대목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키스 장면이 떠오른 건 왜 때문일까요? 미중 갈등이 잠시 휴전상태로 접어든 것 같은데, 제발 쫌! 두 분이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바라고 있을 겁니다. 
 
  • 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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