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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명예 되찾은 이영렬 전 지검장 "저 같은 사례 다시 없기를"

복직하자마자 사의…"검찰에서 해야 할 일, 남아있지 않다"

2019-01-0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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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명예를 회복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4일 사의를 표명했다. 복직된 지 하루만이다.
 
이 전 지검장은 이날 "절차가 다 마무리되어 복직하게 됐지만 더 이상 제가 검찰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지 않아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저와 같은 사례가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11월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당시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전 지검장은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장 임무를 끝낸 지난 2017년 4월 서울 서초동에 있는 한 식당에서, 휘하의 특수본 검사 6명과 당시 검찰국장으로 있던 안 전 검사장 등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지검장은 검찰국 검사들에게 각각 100만원씩, 안 전 검사장은 특수본 검사들에게 1인당 70만~100만원씩 든 봉투를 격려금으로 건넸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법무부는 감찰에 착수한 뒤 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면직처분했다. 시민단체는 이 전 지검장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및 뇌물 혐의로 고발했다. 
 
두 사람은 각각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면직처분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법무부장관은 면직처분을 취소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부정청탁금지법 위반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확정됐다. 뇌물혐의는 검찰 조사 결과 지난 11월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다. 
 
안 전 검사장도 지난 12월13일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법무부는 지난 12월31일 이 전 지검장에 대한 1심 판결에 승복해 항소를 포기했으나 안 전 국장에 대해서는 항소했다.
 
서울 출신인 이 전 지검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한 뒤 부산지검에서 검찰에 입문했다. 이후 대검 검찰연구관·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전주지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2006년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지방에서 많이 근무한 이 전 지검장은 2015년 대구지검장에서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이후 2016년 10월 국정농단 사건이 아직 게이트 수준으로 알려졌을 당시 특별수사본부장으로 임명돼 청와대를 수사 선상에 올려 놓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 넘어간 뒤 얼마 안돼 구설수에 올랐고, 서울중앙지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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