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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IT 노조 첫 단체행동…네이버 노조 "이해진이 응답하라"

꿀벌인형·'SK 최정 응원가' 등장…파업 가능성 열어둬

2019-02-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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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보기술(IT) 노동조합이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책임을 물으며 사측에 대화 재개를 요구했다.
 
오세윤 공동성명 지회장은 20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1층 로비에서 열린 '공동성명 단체행동'에서 "지난해 4월 노조 설립 나흘 만에 1000여명의 직원이 가입할 당시만 해도 경영진이 노조를 단체행동으로 몰아붙일 것이라 생각지 못했다"며 "권한만 갖고 책임은 놓아버린 이해진 총수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단체행동은 IT업계 첫 단체행동이다. 지난달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불발돼 공동성명은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사측이 먼저 대화를 제의해야 한다며 파업 가능성도 열어뒀다. 오 지회장은 "지난 15차례의 교섭에서 노조는 충분히 양보했다"며 "이제는 경영진이 먼저 대화를 제의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사측이 기존 안을 수정하지 않고 나온다면 그것이야말로 노조를 기만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지난 11일 단체행동을 예고하며 조합원으로부터 단체행동 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중 일부 조합원은 파업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지속적인 대화 단절에 따른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음달 6일 추가 단체행동도 예고했다.
 
이날 단체행동에는 꿀벌 인형과 야구 응원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노조는 대화에 나서지 않는 사측을 '꿀 먹은 벙어리'에 비유하며 꿀벌 인형을 준비했다. 투쟁 구호로는 SK와이번스의 최정 선수 응원가를 개사해 회사에 "투명소통"을 요구했다. 기존 산업 노조의 집회에서 볼 수 있는 '임을위한행진곡' 제창 등은 없었다. 이외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 이벤트, 공동성명 굿즈 제공 등도 진행했다.
 
단체행동에 참여한 조합원은 약 500여명이었다. 노조는 애초 100석을 준비했지만 조합원이 몰리면서 좌석 규모를 차츰 늘렸다. 앉을 자리가 부족해 일부 조합원은 서서 단체행동에 참여했다. 네이버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은 약 2000여명으로 조합원의 25%가 단체행동에 참여한 셈이다. 네이버 손자회사 컴파트너스의 조합원은 21일 별도 단체행동을 연다.
 
네이버는 이날 "노동조합 가입 여부와 상관 없이 모든 네이버 직원은 서비스에 대한 강한 책임감과 애정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쟁의 중에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며 "회사는 15차례 교섭을 비롯해 지속해서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 대화의 문은 열려 있고 갈등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1층에서 열린 네이버 노조 단체행동에서 박상희 노조 사무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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