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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노동변호사' 문 대통령에게 반발하는 노동계

"노동계도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해야"

2019-06-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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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1세대 노동변호사로 유명하다. 수백 개의 노동조합 설립을 도왔고 수많은 노동사건을 변론했다. 부산 지역의 노동 단체들을 이끌었고,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고문변호사도 했다.
 
그러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문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다. 당장 24일 청와대 앞에서 반정부 투쟁을 선언할 계획이다. 이러한 민노총의 분노는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의 구속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법은 김 위원장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21일과 올해 3월27일부터 4월3일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국회 앞 민노총 집회에서 발생한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집회에서 민노총 노조원은 국회 담장을 무너뜨리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실정법’을 위반했다.
 
민노총 측은 김 위원장 등에 대한 구속 결정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노동존중 사회의 파탄이며 노정 관계는 정부가 종료를 선언한 셈”이라며 총력투쟁을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민노총의 결정이 과연 정부의 굴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국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3권 분립에서 경찰이 청구하고 법원이 결정한 김 위원장 구속에 청와대가 별다른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 만약 청와대가 법원에 김 위원장의 구속을 취소하라고 입장을 내놓는 것 자체가 월권이다. 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이 수용하기 어려운 일이다.
 
국정 운영의 책임자인 문 대통령이 보는 세상과, 노조 단체가 바라보는 세상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민노총에서는 스스로 사회의 약자인 노동자(혹은 노조)를 대변한다고 믿으며 답답해 하겠지만, 문 대통령의 눈에는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못한 수천수만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제대로 일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들의 상황이 더 들어오고 있지도 모르겠다.
 
참고로 문 대통령의 지난 5월1일 ‘노동절 메시지’를 소개한다.
 
“노동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노동은 인류의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예술적 영감이 깃든 노동이든, 숙련 노동이든, 단순 노동이든, 생산직이든, 사무직이든 노동은 숭고합니다. 노동은 또한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노동은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노동존중 사회’는 우리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입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는 모두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것을 통해 노동의 질을 높이고자 한 정책들입니다.
 
정부의 정책만으로 하루아침에 사회가 달라질 순 없겠지만,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은 갈수록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높여줄 것입니다. 고공 농성이나 단식 등으로 고생하던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도 다행스럽습니다. 쌍용자동차와 KTX 여승무원, 파인텍, 콜텍악기 등 우리 정부 출범 이전부터 있었던 오랜 노동문제들이 모두 해결됐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노사정이 함께 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조속한 정상화로 좋은 결실을 이뤄내길 기대합니다. 정부도 항상 힘을 보탤 것입니다. 노동계 또한 우리 사회의 주류라는 자세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 기울어진 세상에서 노동이 ‘투쟁’으로 존중을 찾았다면, 앞으로의 세상에서 노동은 ‘상생’으로 존중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청계천에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기념관’ 개관식이 열렸습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남몰래 부르던 시절을 지나, 우리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노동의 숭고함’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념관이 세워지기까지 애써주신 서울시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노동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노동으로 꿈을 이루고, 노동으로 세계를 발전시키고, 노동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나라를 이뤄내고 싶습니다. ‘숙련공’, ‘기능공’, ‘마스터’들이 우리의 일터 곳곳에서, 또는 사회 곳곳에서 주역으로 대접받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출처/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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