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신태현

K방역의 소소한 사례

2020-09-29 22:10

조회수 : 2,56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29일, 즉 오늘에 1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지하철 맨 뒷칸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조종석 문이 열리더니 승무원이 튀어나오는 겁니다.

한 취객한테 가서 뭐라고 하는 게 보였습니다. 좀 이상했습니다. 지하철에서 취객이 널부러져있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저 같은 경우도 취해서 헤드벵잉을 해도 지하철 인력이 오는 일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상황 파악이 안되서, 이어폰을 듣고 뭐라고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귀를 엄청 기울였더니 소리가 들리더군요. "마스크 끼세요."

그러면서 취객 발밑에 떨어진 마스크를 주워서 줬습니다. 그리고 취객이 미처 끼지도 못했는데, 승무원은 다시 조종석으로 돌아갔습니다. 아마 끼겠다고 한듯 했습니다.

그 때부터 복수의 승객이 취객을 뻔히 쳐다봤습니다. 정말 끼나 안끼나. 한 20초 내외가 걸리더니 끼더군요.

한국이 어떤 사회인지 알만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취객인 게 티가 나는 사람이 승무원의 이야기에 순순히 말을 듣는 상황. 그리고 승무원은 액면가가 20대인 여성이었습니다. 취객은 최대 50대였고요. 만약 취객이 여성 승무원을 얕보는 사람이었다면 실갱이가 엄청 길어졌겠죠. 실제로는 체감상 5분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애초에 승무원이 튀어나온 자체가 누군가가 신고했기 때문일 겁니다.

지하철에서 마스크가 의무화된지는 한참 지났습니다. 경기도나 서울 등 전역에서 마스크가 의무화되기 이전부터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대량의 인원이 출퇴근 시간에 한꺼번에 타고 내리고, 출퇴근 시간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주요하게 이용하는 교통수단입니다.

단순히 정부나 서울시가 나서는 것만이 아니라, 개개인이 안전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겁니다. K방역은 당국과 시민의 공조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 신태현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