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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올라라"…유가 상승에 해양플랜트 수주 확대
대우조선해양, 2년 만에 조 단위 계약
설비 늘리는 세계 에너지 기업…"추가 발주 기대"
2021-06-15 05:57:21 2021-06-15 05:57:21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오름세를 타면서 원유 채굴 설비인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도 올해 들어 모처럼 만의 수주 소식을 알리는 가운데 향후 추가 발주 또한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이탈리아 엔지니어링 업체인 사이펨과 함께 브라질 최대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와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이 중 1조948억원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조 단위 대형 해양 설비를 수주한 건 2년 만이다.
 
한국조선해양(009540)도 올해 2건의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알렸다. 지난 1월 5000억원 규모 미얀마 쉐(Shew) 공사를 수주했고 5월에는 싱가포르 조선사인 케펠과 함께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한 FPSO 1기 건조 계약을 8500억원에 체결했다.
 
유가가 오르면서 세계 에너지 기업들은 설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에 설비를 발주한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는 현재 부지오스에 4기의 FPSO를 운영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8기를 추가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나스도 심해용 부유식 LNG생산설비(FLNG) 기본설계(FEED)를 위한 입찰을 진행했다. FLNG는 해상에서 시추한 천연가스를 액화한 후 자체 저장, 운송할 수 있는 종합설비다. 기본설계가 끝난 후 곧 설비를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고 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의 FPSO. 사진/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010140)의 경우 올해 나이지리아의 '봉가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호주 잔스아이오의 부유식 해양생산설비(FPU) 프로젝트 수주에 참여 중이다.
 
해양플랜트는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장비로, 수익성이 높아 한때 조선사들의 '효자 사업'으로 통했다.
 
하지만 2014년 셰일가스 붐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수주 소식이 수년간 뚝 끊긴 바 있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기록해야 채산성이 있다고 보는데 최근 7~8년간 유가가 40~60달러 사이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20달러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했던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원유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주 연속 상승하며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브렌트유도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백신 출시가 세계 경제 활동 재개를 촉진하면서 올여름 브렌트유가 8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채굴 장비와 설비 주문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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