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일하지 않는 국회, 국민심판 기다린다
이성휘 정치부 기자
입력 : 2019-06-05 06:00:00 수정 : 2019-06-05 06:00:00
"날이 좋아서" "비가 내려서." 직장인들에게 일이 하기 싫은 이유를 대라면 백사장의 모래알 수, 아니 그 이상의 이유까지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졸린 눈 비벼가며 출근하고, 매일 주어진 업무를 마치는 것은 그곳이 내 직장이기에, 일을 하지 않으면 월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본분은 국회에 출근해 법을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국회가 멈춰있다. 강원 산불과 포항지진, 미세먼지와 경기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은 물론 각종 민생법안이 '올스톱'이다. 국회법상 짝수 달인 6월에는 임시국회가 자동으로 열리게 돼 있지만, 여야 대치가 풀리지 않으면서 개회조차 못하고 있다. 이제 1년도 안 남은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 타이틀을 획득할 것은 유력해 보인다.
 
지금 국회가 멈춰있는 것은 여야의 첨예한 대립 때문이다.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면 끝도 없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책임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투쟁에 있다. 한국당은 자신을 제외한 여야4당의 '사법개혁·선거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투쟁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실상 패스트트랙은 한국당이 주도해 만든 현행 국회법에 명시된 정당한 절차에 불과하다. 한국당은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법을 어겨가며 물리력으로 제지하려 했으며, 그게 뜻대로 안 되자 국회의원들의 본분인 입법 활동마저 내팽개치고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다.
 
피해는 고스라니 국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경제와 민생 위기에 국회가 입법으로 위기탈출을 적극 도와야 하는데, 입법을 포기해 국민들의 어깨만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한국당의 주장대로 문재인정부의 실정과 폭정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국회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따지고 국민들에게 알리면 된다. 제대로 된 정부여당 견제도 국회를 열어야 가능하다. 한국당이 진정 국민과 민생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일단 국회부터 열고 본회의장에서 정부여당과 치열하게 투쟁해야 한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 아닌 '스트레스의 근원'이 된 지도 두 달이 가까워진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에게는 국민의 혈세인 세비를 주면 안 된다고, 소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가 끝끝내 자신의 의무와 역할을 포기한다면 국민들 역시 그런 국회를 포기하고 심판할 수밖에 없다. 내년 총선은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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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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