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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김제동과 부동산 시장
2019-06-17 06:00:00 2019-06-17 06:00:00
최용민 산업2부 기자
김제동씨의 고액 강연료 논란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실 몇 시간 이야기하고 수천 만원의 강연료를 받는 것이 상식적인 것은 아니다. 1년 연봉으로 몇 천 만원을 받는 일반 직장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문제다. 시간과 노력에 비해 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래서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일반인과 비교해 고액 강연료를 받는다고 김 씨를 비판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여부다.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김 씨는 연예인이다. 그렇다면 그쪽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먼저 파악하고 비판하는 것이 순서다. 다른 연예인도 대부분 그 비슷한 수준의 강연료와 출연료를 받고 있다. 김 씨만 유독 많이 받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고액 강연료와 출연료를 받는 연예계 전체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지만, 한 사람만 찍어서 비판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될 수 없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는 모든 것이 시장과 수급 원리에 의해 정해지고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연예인들에 대한 강연료와 출연료도 시장 논리에 따라 급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체계 속에서 움직이는 것이 상식적이다. 김 씨 혼자 시장을 무시할 수 없다. 김 씨가 ‘나는 정해진 돈보다 덜 받겠다’고 선언하면 연예계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연예계 시장에서 평가하는 김 씨의 몸값이 그 정도인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과 수급 원리를 무시한 어이없는 비판이란 시각이 많다.
 
시장과 수급 원리를 무시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시장과 수급 원리를 무시한 정책으로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3기 신도시다. 수요자들은 대부분 강남권 주요 지역에서 내 집을 마련하기 원한다. 이 때문에 수요가 높은 강남권에 공급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정부는 3기 신도시 지역을 발표하며 강남권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지역을 배제시켰다.
 
결국 강남 집값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 집값이 34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지만, 오히려 강남 집값만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니 가격이 다시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강남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지역에 3기 신도시를 선정했다면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과 수급 원리는 가장 중요한 운영체계다.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도 잘 알고 있다. 다른 제품에 비해 집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집값 상승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과 수급 원리를 무시한 정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강남 집값이 오르면 또 다른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의 모든 카드를 써버린 정부가 또 다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이번에는 시장과 수급 원리를 이해하고,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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