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일 무역전쟁 '적전 분열' 안 된다
입력 : 2019-07-16 06:00:00 수정 : 2019-07-16 06:00:00
일본어에는 '가와기리(가죽을 자르다)'라는 단어가 있다. '일의 시작'이라는 뜻이지만, '한 번 가죽에 칼질을 내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의미를 담는다. 최근 한일관계가 바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단계로 들어선 듯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불합리한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했고, 다음 달 광복절 이후 우리나라를 '화이트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명확한 증거나 근거도 없이 국제사회에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로 매도하고 있다.
 
왜 일본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하고 있는지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당초 참의원 선거(21일 투개표 실시)를 앞둔 현 아베 내각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여론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에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타격'을 주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받는다. 우리의 미래성장 동력을 끊고, 향후 친일성향 정부를 세우겠다는 내정간섭 시도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한일 무역전쟁은 시작됐다. 이제 와서 일본 정부가 그동안의 조치를 취소한다고 해서 그간 있었던 일이 마치 없었던 것처럼 되돌아가는 것은 어렵다. 한일관계의 전면 재구축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일제 식민지배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담기지 않은 박정희정부의 '1965년 한일협정'을 극복해야 할 순간이 왔다.
 
무역전쟁, 전시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 구성원 모두가 마음을 다잡고 뭉쳐야한다. 특히 '컨트롤타워'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전쟁이 진행 중인데 '적전 분열'은 상대방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일부 보수지들의 보도들이 일본 우익세력에 악용돼 그들의 논리를 강화시켜 주고 있는 것을 잊지 말자.
 
정부는 외교와 대화로서 꼬인 한일관계의 실타래를 푼다는 원칙아래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야한다.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무차별 '무역공습'에 대비해 직접 피해 입을 분야를 서둘러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일본의존형 경제 탈피 로드맵'을 세우고 이행해야 한다.
 
정치권은 초당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보수야당의 협력이 절실하다. 문재인정부의 외교실책이 원인이라며 비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오히려 대승적인 차원에서 추경 통과 등에 협력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수권세력'으로 평가받지 않을까. 국민들 역시 그러한 모습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성휘 정경부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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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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