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넘긴' 현대중공업 임단협, 연내 타결 '안갯속'
연휴전 13차례 교섭에도 성과없이 마무리
올해 넘기면 4년 연속 연내 타결 실패
입력 : 2019-09-15 06:00:00 수정 : 2019-09-15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이 올해 안에 2019년 임금·단체 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사는 현재까지 총 13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임단협이 해를 넘기게 되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4년 연속 연내 타결에 실패하게 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추석을 넘기고 교섭을 재개한다. 노조는 지난 4월 임금 6.68%(12만3526원),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시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10일 교섭했고 추석연휴를 지낸 후 19일 교섭을 재개한다. 이들은 현재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교섭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임단협에 대해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이 달리고 있어 올해 임단협이 연내 타결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에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두 차례에 걸쳐 마련한 바 있다. 양측은 지난해 5월 첫 상견례를 가진 후 7개월 동안 임단협 매듭을 짓지 못했다. 연말이 돼서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노조 측이 일부 문구 수정을 요청하면서 해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수정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과정을 다시 거치며 임단협은 올 2월이 돼서야 최종 타결됐다. 
 
올해도 해를 넘길 경우 현대중공업은 4년 연속으로 연내 타결에 실패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이렇다할 가시적인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연내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흡하다”라며 말을 아꼈다.
 
양측의 대립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앞서 단행한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대해 노조는 원천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불법 파업, 주총장 기물 파손, 생산활동 방해 등의 이유로 조합원들이 무더기 징계를 받으면서 노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안에 2019년 임금·단체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물적분할 무효를 주장하며 행진하는 모습. 사진 /뉴시스
 
이처럼 노사 갈등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임단협 교섭이 장기전으로 들어가면서 조합원 사이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장 소식지인 '노동자 중심'에는 최근 지도부가 조합원을 중심에 두고 조합원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이 소식지에는 “지도부는 물적분할 투쟁으로 많은 조합원을 이끌어 내 분할의 부당성을 알리고 각인 시키는 것으로 일정 부분 성공했으나 이후 사측의 징계, 가압류 등 투쟁의 후유증도 엄청 심각하다”라고 언급했다. 
 
또 지도부가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이 아닌 연말에 있을 차기 지부장 선거에 신경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르면 “현 지도부는 벌써부터 물 밑에서 차기 지부장 선거에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가 현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징계자 대책과 현 지도부 임기 내 교섭 마무리가 최우선”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이러한 지적을 이해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이 성과를 내달라며 아쉬움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노조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물적분할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측의 임단협 교섭 주체도 명확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노조는 조합원 징계 등도 무효를 주장하고 있어 당장 임단협 말고도 정리해야 할 현안이 많다. 
 
이에 노조는 연내 임단협 타결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불가피하게 해를 넘긴다면, 차기 집행부가 교섭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여건 마련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교섭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얘기를 했다”며 “설사 연내 타결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차기 집행부에서 타결하도록 법인분할, 징계 등 만만치 않은 문제들을 정리해 교섭 여건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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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라

반갑습니다. 산업1부 최유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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