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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향)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글로벌 메이저와 수주경쟁
해외 고난이도 공사 주력…국내 주택사업은 역량 집결
2019-10-20 06:00:00 2019-10-20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김석준 회장이 이끄는 쌍용건설이 올해 실적 반등을 준비한다. 주력 시장인 동남아 건축 분야에서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수익성이 높은 고난이도 공사를 따내기 위해 힘 쏟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파트와 주상복합에 각각 쓰던 브랜드를 통합해 주택 시장 확대도 꾀하는 중이다. 국내외 현장에서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매출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지난해 적자를 보며 실속은 챙기지 못했는데 이를 개선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쌍용건설 사옥. 사진/뉴시스
 
쌍용건설은 올해 상반기 이후 해외 소식이 잠잠하지만 이는 저가 수주가 통하지 않는 고난이도 공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정형 고급 건축물이나 지하철처럼 지하 공사가 필요한 인프라 등이다. 현재 동남아에서 난이도가 높은 18개 프로젝트에 PQ(사전입찰심사제)를 통과해 입찰을 진행 중이다. 사업의 총 규모는 약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다. 중동에서도 15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약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 규모다. PQ는 시공경험과 기술, 경영능력 등을 미리 평가해 적합한 업체만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걸러내는 제도다. 기술력이 뛰어난 세계적 건설사 2~3곳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회장이 해외에서 수주 낭보를 울릴 가능성도 높다. 쌍용건설은 해외 시장이 주력인 탓에 국내에선 시공능력평가순위가 높지 않아 중견 건설사로 취급된다. 그러나 해외에선 고급 건축물 시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덕에 대기업 대우를 받고 있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싱가포르에서 입찰에 참여할 때 쌍용건설이 주관해 수주하기도 했다. 
 
쌍용건설이 지난해 출시한 주택 브랜드 ‘더 플래티넘’ BI. 이미지/쌍용건설
 
국내에선 주택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올해 분양 목표를 일반분양 기준 4000여 가구로 설정했다. 최근 3년 동안에는 한 해 분양 물량이 1000가구도 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목표를 높였다. 
 
김 회장은 주택 사업 입지를 다지기 위해 주택 관련 브랜드도 지난해 개편했다. 기존 아파트 브랜드인 ‘예가’와 주상복합·오피스텔에 사용하던 ‘플래티넘’ 등을 통합해 ‘더 플래티넘’을 런칭했다. 주택 시장은 통상 토목, 플랜트보다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리모델링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쌍용건설이 주택 분야를 키우며 수익성 제고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김 회장에게는 올해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할 부담이 커 보인다. 지난 2015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후 2016년부터 매출액을 꾸준히 늘렸고 영업이익에서도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적자전환하며 287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적자 원인으로는 삼성물산과의 법정다툼에서 패소한 점이 꼽힌다. 쌍용건설과 삼성물산은 컨소시엄으로 지하철 9호선역을 시공했는데 싱크홀이 발생해 하자보수 등 추가 공사비 부담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쌍용건설은 1심에서 패소하며 관련 비용 전부를 실적에 반영했다. 소송과 관련해 추가로 나갈 비용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 이라크 쿠르드 공사 현장을 방문한 김석준 회장(왼쪽에서 네번째). 사진/쌍용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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