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해외주식, 비자카드·넷플릭스가 선택 기준"
박상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영업실장 "압도적 시장지배력 갖춘 '1등+독과점' 기업 투자가치 높아"
고액자산가는 연 10~15% 꾸준한 수익 기대 종목 선호…최근엔 미국 5G·중국 환경·내수주 관심 고조
"시분할매매 고도화 등 투자위험 낮추고 편의성 높이기 위한 노력 지속…맞춤 포트폴리오 구축도 최선"
입력 : 2019-11-21 01:00:00 수정 : 2019-11-21 01: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더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포트폴리오 안정화를 원하는 욕구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의 성적표는 해외주식 투자의 필요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올해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8%대(8월 말 기준)로 코스피(-3.58%)를 크게 웃돈다. 국내주식 성과도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23%가량의 수익률을 올린 해외주식의 영향이 크다. 국민연금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고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해 앞으로도 해외주식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일반 투자자에게도 해외주식은 중요한 투자대상이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제대로 된 전망이나 전략 없이 무작정 뛰어들면 성공의 '단맛'보다 실패란 '쓴맛'을 보게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오랜 시간 해외주식시장을 분석하고 투자 조언을 한 박상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영업실장을 만나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박 실장은 국내에서 해외주식이 생소했던 2000년대 초 미국 주식 관련 업무로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뒤 계속해서 해외주식을 활용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기관과 고액자산가 같은 주요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일을 해왔다.
 
박상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영업실장이 해외주식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하나금융투자
 
해외주식 투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 3분기 해외주식 결제대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주식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위한 해외주식 투자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있어 투자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국민연금 등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도 해외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고액자산가일수록 해외주식 비중을 많이 늘리는 추세다.
 
투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경제성장 사이클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를 끌고 갈 이벤트가 생긴다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줄 수 있다.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시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등 글로벌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이 그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증시에 더 우호적인 조건이 만들어지고 해외주식 투자 규모를 더욱 늘릴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증시는 올해 좋지 않았지만 내년 전망은 밝다. 국내 주식투자로도 어느 정도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외주식에까지 투자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국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익률 관점에서 세계 주요국 시장과 비교해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5년을 보면 미국 증시는 50~60% 올랐고 일본과 유럽도 30~40% 정도 상승했다. 우리는 박스권 흐름을 반복하면서 거의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기관의 포트폴리오를 봐도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에는 해외주식 비중이 3~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많으면 30~40%까지 차지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위험분산 효과를 노리는 것도 있지만 국내 시장에만 투자해서는 수익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할 수는 없지만 안정성 확보와 수익성 확대를 위해서는 주식자산 중 30~40%는 해외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주식 중 미국 쏠림이 심한 것 같다. 최근 사상 최고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고점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이 큰 것 아닌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점에 대한 우려로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년에도 미국 시장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 주가는 내년에 15~20%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선거 일정을 생각하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안정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이다.
 
고점 논란을 떠나 미국은 주식투자의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G2, G7, G20으로 분류하지만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것은 사실상 미국이고 모든 자금의 흐름은 미국에서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시장만 놓고 보면 가장 투명하고 안전할 뿐 아니라 규모도 압도적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5경원 안팎인데 우리나라는 1500조원을 밑돈다. 시가총액이 1400조원 안팎인 애플 한 종목과 큰 차이가 없는 규모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가 2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시총 상위 종목의 비중도 높다. 미국이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시장이란 의미다.
 
미국과 함께 주요 투자처로 꼽히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
 
지수 상황이나 타이밍만 놓고 보면 지금은 미국보다 중국이 수익률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00 중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900 정도로 회복했는데 한때 5000선을 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지금까지 나온 전망치는 적어도 3400~3500, 많으면 3700~3800 정도다. 다만 홍콩 상황이 변수다. 만약 천안문 사태처럼 확대된다면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미·중 무역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때까지 천천히 풀어가는 식으로 끌고 갈 것으로 보여 타격을 줄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
 
미·중 협상이 합의된다는 컨센서스를 생각하면 중국 주식 중 가격매력이 생긴 종목을 사서 최소한 대선 전까지 보유하는 게 한가지 전략이 될 수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 들고 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다.
 
해외주식의 국가별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는 게 좋을지 조언한다면.
 
각자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해외주식 투자의 양대 축이므로 두 시장을 함께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주식으로 일정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국 주식으로 알파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다른 주요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일본은 전통적으로 고가주가 많고 거래 단위도 보통 100주로 큰 편이다. 국내에서 유명한 패스트패션 브랜드 같은 경우 기본만 투자해도 6000만~7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고가주가 많고 투명한 시장이라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중국보다 성장성이 더 두드러지는 곳이다. 성장성과 그에 상응하는 수익률을 생각한다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주식 투자가 더 맞을 수 있다.
 
박상현 하나금융투자 글로벌주식영업실장이 VIP 세미나에서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 등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사진/하나금융투자
 
고액 자산가들은 어떤 식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하는지 궁금하다.
 
성향별로 차이가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1년에 10~15% 정도의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종목을 선호한다.
 
안정형 투자자들은 주가 변동은 거의 없고 배당이 4~8% 정도 나오는 배당형·저변동성 주식을 사고,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는 주식을 몇 개 담아둔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할 때 5000만원은 상장 리츠(REITs)나 금·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면서 5G나 4차산업 관련주를 1~2종목 매수하는 식이다.
 
더 많은 수익을 원해 주식 위주로 투자하는 자산가들은 계속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보다는 좋은 기업인데 부정적 이슈로 주가가 빠졌다가 다시 오를 타이밍에 공략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우버, 일본의 소프트뱅크, 중국 텐센트 같은 경우가 될 수 있다. 지금은 부정적 이슈가 두드러져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이들의 자금력이나 경쟁력을 보면 기업이 무너질 가능성은 낮고 아주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주식을 살 기회로 보는 것이다.
 
벤처기업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해 시장에 들어온 기업도 즐겨 찾는 종목이다. 비욘드미트 같은 곳이다. 비욘드미트는 45달러로 시작해 240달러까지 갔다가 최근 8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테슬라나 페이스북 사례도 있다. 이들은 상장 후 보호예수가 풀리면 내부자가 주식을 팔고 몇 달 동안 지지부진하다가 다시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고액 자산가들이 요즘 주목하는 종목이나 업종이 있나.
 
그동안 미국 쪽에서는 플랫폼이나 클라우딩 관련주 투자가 많았는데 요즘은 5G로 대세가 넘어가고 있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4차산업 시대에는 5G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5G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무인자동차도, 통신도 활성화되기 어렵다.
 
중국에서는 일대일로, 테크주, 바이오주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과 관계없이 정부 지원이 계속될 수 있는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예를 들면 쓰레기 분리수거 등 환경섹터다. 마찬가지 관점에서 내수만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한 마오타이나 평안보험 같은 보험주도 해당한다.
 
투자할 종목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면.
 
한마디로 시장 1위 독과점 기업이다. 단순히 1등인 것으로는 매력이 없다. 전 세계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해당 기업이 흔들리면 시장이 깨질 정도의 위력이 있어야 한다. 엔비디아, 비자카드, 넷플릭스가 예가 될 수 있다.
 
착각하기 쉬운 게 중국 내 1등 기업이다. 중국 1등이 세계 1등은 맞지만 세계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방산주도 꾸준히 추천하는 종목군이다. 방산주의 주가를 보면 경제나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10~20년씩 꾸준히 상승했다. 어느 나라를 봐도 국방예산이 줄어든 적이 없어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유명 인터넷 기업이 더 와닿을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방산주가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할 주식이다.
 
해외주식 투자는 시차나 정보의 제약이 있어 국내보다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시차는 사실상 미국 시장 문제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예약주문을 비롯해 여러 가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얼마 전에 선보인 미국 논스톱 트레이딩 서비스도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포함해 총 2시간30분간 더 거래할 수 있도록 해 시차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내놓은 시분할 매매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주로 전문가들이 쓰는 스톱로스 같은 기능을 추가하고 통상 1시간 단위로 할 수 있던 매매 시간 단위도 1분으로 세분화했다.
 
주식은 하루 동안에도 등락이 있어 시간을 쪼개서 매매하면 한 번에 사고파는 것보다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수익률에 도움이 된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고도화된 시분할매매 시스템을 높게 평가해 새롭게 유입된 고액자산가도 있다.
 
지금도 해외주식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고 편의성을 높여 사실상 물리적 제약이 없는 투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고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핵심이기에 영업점에서 접수된 고객의 요구와 자산규모, 성향 등을 반영해 글로벌주식영업실과 리서치 인력이 모여 회의하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분석보고서 등 영업 현장에서 사용할 자료를 매뉴얼화해서 증권은 물론이고 은행까지 공유해 계열사를 이용하는 모든 손님이 동일한 양질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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