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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중기·소상공인 단체 '보스중심 조직문화' 깨야
2020-08-06 06:00:00 2020-08-06 06:00:00
중소기업·소상공인 협회·단체들이 연일 어수선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기 때문이라면 무척 감동적이련만, 안타깝게도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엄중한 시국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터져나오는 협회단체의 내부 이슈를 막느라 이곳저곳에서 동분서주한 모습이다.
 
최근 불명예스럽게 논란의 중심에 선 단체들은 바로 소상공인연합회와 여성경제인협회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춤판 워크숍'과 '회장 가족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배동욱 회장과 비상대책위원회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최근 소공연은 윤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를 열며 배 회장에 반기를 든 노조와 비대위 관계자를 징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좋지 않은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일단 결론을 내리지 않고 회의를 미루긴 했지만, 갈등은 배 회장이 사퇴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도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여성경제인협회는 한술 더 뜬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막말 논란을 일으키며 직원으로부터 고소당한 정윤숙 회장은 고소 직원과의 원만한 해결을 이끌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 3일 이사회에서 이의준 상근부회장 해임안건을 기습 상정, 해임을 의결했다. 현재 협회 사무국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 사무국과 협의 없이 이사회 회식을 진행하며 비용처리를 강요했다는 내용으로 중기부에 진정서를 내며 맞서고 있다. 벤처업계와 중기업계에서 두루 신임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한 부당한 해임에 사건은 더 들불처럼 번져갈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시각에서 생각할 때 여성기업인이 이끄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대기업과 비교해 육성과 보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지곤 한다. 특히 과거 경제 고속 발전을 지향한다는 미명 아래 오랫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을 용인해온 한국의 경우엔 이제라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여성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단체들에서 최근에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이들을 '약자'로 대우하는 게 과연 온당한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게 한다. 업계의 권익을 위해 봉사해야 할 단체의 장이 마치 보스처럼 군림하고, 협단체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생각하며 전횡을 휘두르는 모습은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일반적인 기업 문화 기준에서 봐도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특히나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의 장들의 경우 처신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행동이 해당 단체를 넘어 업계에 대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사건의 발단부터 대응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닮은꼴을 보이고 있는 소공연과 여경협에 대해 중기부는 특별 점검에 나선 바 있다. 기왕지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 때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엄중한 시정조치가 내려져야 한다. 그래야 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일련의 사태들이 중기·소상공인 단체 내 부지불식간 만연해있는 보스 중심 조직문화, 군림하는 리더십을 뿌리뽑는 계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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