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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금리인하 기대감 '뚝'...하이일드 채권시장 미래는
3월 미국 CPI 시장 전망치 상회…금리인하 지연
시중 금리 다시 올라 BBB등급 채권시장 직격타
연내 금리 인하 전망 아직 유효
2024-04-17 06:00:00 2024-04-1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미국의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자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BBB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다. 깨어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시장에선 또 다시 발행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직까지 금리 인하 전망이 유효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도 존재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계속된 물가인상에 멀어진 금리인하
 
현지시간으로 10일 미국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기록한 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전망치 3.4%보다도 높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8% 올라 시장 전망치(0.3%, 3.7%)를 모두 상회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올해 6월 금리 인하 전망에서 올해 하반기로 인하시점 전망을 늦추기 시작했다. 현지 시간 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이 참여한 통계에서 연준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51.3%로,  동결 가능성은 48.7%로 집계됐다. 선물시장 참여자들 절반 가량이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21일까지만 해도 금리인하 가능성은 74.9%에 달했다.
 
예상을 웃도는 3월 CPI로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올해 초 4% 미만대를 유지하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4.5%를 상회해 12일 현재 4.574%를 기록 중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1.3원 오른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70원선을 넘은 것은 2022년 11월 10일 기록한 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CPI가 3월처럼 전월 대비 0.4%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4분기까지 밀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시 치솟는 금리에 채권 발행 가뭄 우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금리 안정화의 여파로 채권발행시장 활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BBB급 채권발행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서 채권 발행시장의 가뭄이 또 발생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효성화학 울산공장 전경 (사진=효성화학)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0억원 모집에 목표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8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도 500억원 규모 모집을 실패했다.
 
앞서 효성화학은 지난해까지 ‘A-’의 신용도를 유지했지만 올해 추가 하향 조정이 이뤄지면서 처음으로 신용도가 'BBB+'로 하락했다. 연 7.5%의 고금리가 책정돼 투자 수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지만 결과는 미매각에 그쳤다.
 
지난해 시행된 세법개정으로 BBB급 채권에 대한 투자수요가 증가했었다. 두산그룹 지수사 두산의 경우 BBB등급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발행액 300억원의 3배 수준인 930억원이 응찰받고 민평금리보다 80bp까지 할인된 채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여파로 인해 회사채 투자 수요 감소가 전망된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지연되거나 신용 위험이 확대되는 경우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의 연초 자금집행 효과 소멸 시 회사채 투자 수요가 약화될 수 있어 자금조달 여건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금리인하는 기정사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금리 안정화에 따른 BBB급 하이일드 채권 발행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AB자산운용은 장기적 관점에서 금리 인하는 시간과 시점의 문제일 뿐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인컴전략부문 이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AB자산운용)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4년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전망 기자간담회'에선 글로벌 채권시장 전문가인 거숀 디슨펠드 AB자산운용 인컴전략부문 이사가 연사로 나서 하이일드 채권 시장을 전망했다.
 
거숀 이사는 이날 연사로 나서 “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진척도가 느려졌고 주거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라며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을 미뤄볼 때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앞으로 나오는 경제 지표에에 따라 인하 시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 시장 예상 평균치는 올해 2~3회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B자산운용은 현재 장기 인플레이션을 2.5%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주식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과가 제한적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주식에 대한 일부 배분을 하이일드 채권에 옮기는 것이 현재 시장 상황에 더 적합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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