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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차기 원내대표 '이철규' 유력…'다시 친윤당'
'도로 용산 아바타'에도 친윤·영남 '결집'
2024-04-24 17:43:53 2024-04-24 17:53:40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실세인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등판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4·10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찐윤(진짜 친윤석열)'인 이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출마 채비에 나서면서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의원이 원내 사령탑에 오를 경우 국민의힘은 '도로 친윤(친윤석열)당'으로 전락할 전망입니다.
 
이철규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현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리더십 부재 '혼란상'…보폭 넓히는 이철규
 
24일 현재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4선의 박대출, 김도읍, 김태호 의원과, 3선 이철규, 추경호, 김성원 의원 등이 거론됩니다. 다만 아직 적극적인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요. 국민의힘이 당면한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원내 협상 때문에 자칫 임기(1년)도 못 버티고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과 함께 대통령실 눈치까지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이철규 의원입니다. 이 의원은 전날 영입인재 출신 당선자와 조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날엔 영입인재 낙선자들과도 조찬 모임을 가졌는데요. 이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 겸 공천관리위원 등을 지내며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의 손을 거쳐 영입된 인사만 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세몰이'로 풀이되는 행보입니다. 
 
그러나 친윤계 대표로 공천 과정에 강력한 입김을 행사했던 이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는 것을 두고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의원 등판이 당 장악력 위기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상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친윤·영남 그룹이 당 주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 의원 띄우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앞서 총선 국면에선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논란, 이종섭 당시 주호주대사 도피 의혹,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등 대통령실발 악재가 연이어 터졌습니다. 이로 인한 '윤·한 갈등'이 봉합되던 와중에,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천 논란'을 부각하며 다시 한번 논란을 키웠습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주기환 전 광주시당위원장을 당선권 밖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24번에 배치한 게 문제였는데요. 이 반발을 두고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교감한 결정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정권심판'에도 찐윤 노선…여소야대 협상력 '의문'
 
이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다면, '정권 심판'을 택한 민심에 '반성'이나 '쇄신'의 의미를 전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여론에 당내에서도 "용산과의 관계가 문제"라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데요. 이 의원이 국민의힘을 '도로 용산 아바타'로 전락하게 만들고, 수도권·중도층 정서와 더욱 멀어지게 만든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이 의원이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또 다른 윤핵관 인사인 정진석 의원의 대통령 비서실장 임명을 놓고서도 "친윤 핵심 인사로 여야 협치를 이루겠다는 말이냐"고 일갈했습니다.
 
총선 이후 지도부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출에서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2022년 친윤계 의원 주도로 기존 당대표 선출규정(당원투표 70%·국민여론조사 30%)을 '당원투표 100%'로 바꿨는데요. 수도권·비윤계 인사는 "당심보다 민심을 반영한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국민여론조사 비율을 30~50%까지 늘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류인 친윤·영남권 의원은 기존 룰을 선호하는 기류입니다.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 달 3일 원내대표 선거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다음 달 1일 오후 5시까지입니다. 후보자 등록이 종료된 직후에는 기호를 추첨하게 됩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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