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세아베스틸지주, 철강시장 불황에…해외 특수합금 '정조준'
중국산 특수강 유입 급증에 영업이익 70% 감소
항공우주 산업 성장·니켈 가격 반등에 수익성 확대 전망
2024-05-24 06:00:00 2024-05-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1: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아베스틸지주(001430)가 국내 철강 경기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미국에 항공우주 등 특수합금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이를 위해 세아베스틸지주는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과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확정했다. 특수합금은 일반 특수강에 비해 가격이 높은데다 항공우주 산업의 성장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중국산 철강 수입 증가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세아베스틸지주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그룹 본사 전경(사진=IB토마토)
 
철강 시장 불황에 특수 시장 확대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는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과 함께 미국 현지에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스(SeAH Superalloy Techonologies, 이하 세아슈퍼알로이)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639억원의 현금출자를 통해 미국 현지에 세아글로벌홀딩스를 세우며, 세아창원특수강은 생산법인인 세아슈퍼알로이에 1486억원 규모의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세아베스틸지주와 세아창원특수강 모두 2026년 6월까지 분할 방식으로 투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26년 미국 공장을 준공하고 특수합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글로벌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세아슈퍼알로이가 생산 자회사 역할을 한다.
 
세아베스틸지주가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 이유로는 국내 철강 시장 위축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9531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매출(1조1273억원)과 영업이익(716억원)에 비해 각각 15.5%, 70.3% 줄었다.
 
세아베스틸지주의 부진은 중국산 철강 유입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원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지주의 주력 생산 제품인 특수강봉강의 수입량은 지난해 74만6000톤으로 2022년(55만4000톤)에서 34.6% 증가했다. 이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특수강봉강 수입량이 같은 기간 42만7000톤에서 64만7000톤으로 51.4% 증가했다.
 
올해도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량은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수입된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량은 24만7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만5000톤)에서 10%가량 증가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산 철강 유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어야 중국 내수 철강 수요 증가로 수출이 줄어들텐데 중국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산 철강의 영향력이 덜하고 고부가가치 합금을 판매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 생산 법인을 설립해 향후 외형 및 수익성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지주보다 먼저 미국 현지에서 철강을 생산한 세아제강지주(003030)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창립 이후 최대치(5909억원)를 기록하는 등 미국 시장의 수혜를 보고 있다.
 
 
항공우주 시장 겨냥 전망
 
세아베스틸지주는 미국 내 항공우주 시장용 특수합금 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아베스틸지주가 자회사 등을 통해 1990년대부터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항공기 소재 등 OEM(위탁생산) 인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합금시장은 올해 들어 니켈 등 원료 가격이 오르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항공우주 산업은 인공위성 발사 증가 등에 따라 성장이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위성발사 업체인 스페이스X의 매출액은 지난해 90억달러에서 올해 150억원으로 6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위성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성장과 재사용 로켓을 통한 발사 서비스 증가에 따른 성장이다.
 
향후 위성 발사 등 횟수가 늘어나면서 항공우주 산업에서 요구하는 특수합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니켈이 함유된 특수합금의 원료 덩어리 가격은 1톤당 1만3000~1만60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수합금 원료인 니켈의 가격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만6091달러였던 국제 니켈 가격은 5월 들어 1만9000달러를 넘어섰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오는 2026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며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된다. 니켈 가격이 오르면 특수합금 가격도 상승한다.
 
한편 지난해부터 세아베스틸지주의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이 로켓 발사 및 위성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스페이스X에 특수합금 소재를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미국 특수합금 공장 건설이 스페이스X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세아그룹 측은 이에 대해 현재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아그룹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미 시장은 세계 최대 특수합금 수요가 있는데다 다양한 특수합금 수요 산업이 밀집된 지역으로 향후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으며, 현지 생산을 통해 북미 지역 통상 이슈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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