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해외 재보험 시장 리딩
캐노피우스 2대 주주 등극, 지분 40% 확보
이문화 대표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
2025-09-16 15:47:11 2025-09-16 16:17:31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삼성화재가 해외 재보험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며 국내 손해보험사 중 선도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유일한 전업 재보험사로 장기간 독무대를 폈던 코리안리재보험을 제외하고 원수사(직접 보험을 영위하는 회사)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글로벌 재보험 플레이어로서의 도약할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보험은 금리나 해약 등 보험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다른 보험사에 분산시켜 헷지(위험 회피)하는 구조입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보험시장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됩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재보험 법인을 둔 보험사는 국내 유일 전업 재보험사 코리안리재보험을 비롯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는 일찍이 재보험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2011년부터 진출해 입지를 다져나갔습니다. 현재는 국내외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 위험관리, 신뢰성 등을 두루 갖추며 재보험 리딩 보험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싱가포르 4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APAC) 재보험 시장의 중추 지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에 진출한 재보험법인 '삼성리(Re)'는 삼성화재 해외법인 수익의 대부분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의 싱가포르 법인(삼성리) 재보험 수익은 전년 동기(122억1700만원) 대비 53.2% 증가한 187억2000만원으로 해외법인 중 가장 높았습니다. 작년 재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삼성리로 이관하면서 아시아 로컬 재보험사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주력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2023년까지 194억3200만원이었던 재보험 수익은 불과 1년 만에 508억5100만원까지 급증했습니다. 
 
또한 해외 현지의 주요 재보험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직접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오가닉(organic) 방식과 동시에 현지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인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전략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재보험, 특수 보험에 성급히 도전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의 우수한 재보험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영국 런던 로이즈 기반 손해보험사 캐노피우스(Canopius)에 약 8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지분을 기존 18.9%에서 40%로 확대했습니다. 2019년 15.3% 인수로 지분을 투자했던 삼성화재는 최근 지분 투자를 기점으로 캐노피우스의 2대 주주 지위를 획득하게 됩니다. 현재는 지분 투자에 대한 감독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캐노피우스는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삼성화재가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실질적 권한과 이사회 의석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공동 경영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삼성화재는 단순한 원수사 수준을 넘어 글로벌 재보험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뒤따릅니다. 글로벌 수익 기반 확대와 해외 사업 강화, 국내 시장 의존도 탈피를 위한 전략적 행보를 본격적으로 개시할 것이란 기대감도 더해집니다. 
 
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재보험 사업을 통해 기존 원수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화재의 재보험 시장 리딩 행보에는 이문화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 대표는 올해 ESG 통합 보고서에서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기반으로 손해보험 리딩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 투자와 법인 신설을 병행하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며 “원수사로서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재보험 역량까지 확대한다면 글로벌 톱티어 보험사 도약까지 걸리는 타임라인을 유의미하게 앞당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바라봤습니다. 
 
과거 2011년 싱가포르 포시즌스호텔에서 삼성재보험 주식회사(Samsung Reinsurance Pte.Ltd.)의 개업식을 가졌다. (사진=삼성화재)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