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선진, 담합 적발에도 실적 순항…과징금은 '새발의 피'
지난해 영업이익 1287억원 대비 담합 과징금 규모 약 0.3%
공정위 담합 조사 유통채널 전반 확대…추가 제재 가능성도
2026-03-19 06:00:00 2026-03-1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6일 18: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하림(136480)그룹의 핵심 축산 계열사인 선진(136490)이 최근 돼지고기 담합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았지만 재무적 타격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은 4억 3500만원인데, 선진 연 매출은 최대 1조 8000억원대를 기록해서다. 특히 담합 적발 기간인 2021~2023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30% 넘게 뛴 것으로 기록됐다.
 
(사진=선진)
 
최근 영업이익 대비 이번 과징금 규모 0.3% 수준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선진이 이마트와의 거래 과정에서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있다며 과징금 4억 3500만원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규모는 도드람푸드(6억 8000만원), 해드림엘피씨(4억 4100만원), 선진 순이다. 선진을 비롯한 돈육 가공·판매업체들은 이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였다. 일반육 입찰과 브랜드육 견적 제출 과정에서 업체들이 삼겹살·목심 등 부위별 가격이나 하한선을 미리 정한 뒤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담합을 통해 총 19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돼지고기 담합을 적발해 제재한 첫 사례다. 다만 이번 과징금은 선진에 재무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금액이다. 선진은 최근 3년간 연간 매출 규모가 1조 6800억~1조 8000억원, 영업이익이 900억~1000억원 수준이어서다. 선진의 최근 영업이익(1287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과징금은 약 0.3% 수준에 불과하다.
 
심지어 선진은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지목된 기간에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선진 매출액은 2021년 1조 4287억원에서 2022년 1조 8708억원, 2023년 1조 9060억원으로 3년 새 약 3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34억원에서 975억원으로 늘어나며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의 과징금 부담은 크지 않지만, 이번 사례는 국내 담합 규제 체계의 한계와 향후 강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국내 연구기관에서는 경쟁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수준이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과거 '독과점구조의 심화와 경쟁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담합 등 경쟁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수준이 낮아 독과점 구조를 완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공정위, 담합 규제 강화…유통채널 전반이 대상?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경우 경쟁법 위반행위에 관련해 매출액만이 아니라 총 매출액의 최고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공정위가 담합 시 해당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10%,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는 해당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3%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강한 지적을 이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담합과 관련해 "불법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중한 제재가 따를 것이고 불법을 통해 얻은 부당이익 그 이상을 반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공정위도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달 중 담합 과징금의 하한선을 현행 관련 매출의 0.5% 수준에서 최소 10% 이상으로 올리는 개정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처럼 이번 과징금 제재가 선진 재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공정위의 담합 제재 강화와 조사 범위 확대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위가 향후 다른 대형마트 거래까지 담합 여부를 들여다볼 경우, 개편된 규정으로 추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공정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른 유통업체와의 거래에서도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와 공정위가 축산·식품 분야 카르텔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유통 채널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경우 관련 기업들이 향후 유통사와의 가격 협의 과정에서 보다 보수적인 계약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선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과징금 부담에 대해서는 "단순하게 전체 규모 대비 숫자로 하면 금액상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밖에 없지만, 금액을 떠나 담합은 잘못된 일"이라며 "재작년부터 준법경영(CP) 제도를 도입해 운영을 강화해 왔고, 이번 일을 계기로 해당 제도가 보다 효과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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