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카드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약관 조항 시정 요청에 따라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온 약관 개정에 나섰습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위는 여전사 약관 심사를 통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재판관할 합의 조항 △예측 곤란한 사유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제한하는 조항 △계약해지 등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정한 조항 등 총 9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가장 빈번하게 지적된 내용은 재판관할 관련 조항입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제66조의2는 비대면 금융상품 계약과 관련한 소송의 전속관할을 금융소비자 주소지 관할 지방법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 약관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공정위는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상반기 9개 카드사(삼성·신한·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는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과 표준 전자금융거래 등 기본약관을 개정했습니다. '회원의 주소지, 카드사의 본점 또는 영업소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 등으로 규정했던 조항에 '법이 정하는 관할법원'을 추가하는 식입니다. 개별 카드상품 약관에 담긴 관련 조항도 순차적으로 개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지난주 △CJ ONE 체크 △Charm(참) 체크 △Mr.Life △요기패스 체크카드 4개 상품 약관에서 국제 브랜드사 수수료를 해당 브랜드사 정책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삼성카드(029780)는 지난달 '삼성 iD 달달할인 카드' 약관에서 서비스 중단이나 변경 시 사전 고지가 원칙이지만 서비스 제공업체의 사정에 따라 사전 고지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롯데카드는 일반결제서비스와 삼성페이용 앱카드 이용약관에서 이용 신청 승낙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를 보다 구체화했습니다. 기존 '회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처럼 포괄적으로 규정된 내용을 약관 위반이나 위법 행위 또는 이에 준하는 경우 등으로 명확히 했습니다.
KB국민카드도 지난달 45종 카드 약관을 개정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사유를 이유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손질했습니다. 아울러 가족카드 사용 미정지에 따른 책임을 고객에게 지우는 내용도 변경했습니다.
공정위는 매년 은행과 여전사 등 금융회사가 제·개정한 금융거래 약관을 심사하고 있으며 카드사들도 이에 맞춰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는데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공정위는 금융약관을 검토하고 금융위에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가 시정 요청에 따라 카드사들의 약관 개정을 유도하면 카드사들은 개정 후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품별 내부 검토와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모든 약관이 개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시정 요청이 금융위를 통해 전달되면 카드사들이 약관 개정을 진행하는 구조"라며 "상품별 검토와 금융위 심사를 거쳐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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