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시험대 오른 이재용, 수술대 오른 삼성
추락한 시장신뢰·무너진 품질경영…"이재용식 수술에 삼성 명운"
2016-10-13 18:02:14 2016-10-13 18:09:27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삼성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갤럭시노트7의 단종 손실만 수조원. 추락한 시장 신뢰까지 더하면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품질경영’에도 큰 오점을 남겼다. ‘세계 최초’에만 집착했던 삼성의 1등주의 조직문화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태 수습 능력에 삼성의 명운이 좌우될 수밖에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13일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 일환으로 최대 10만원 상당의 고객 보상책을 내놨다. 내부적으로는 ‘노트’ 브랜드 폐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화 이미지가 연상되는 부정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갤럭시’는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제품에 대한 신뢰 회복은 별개의 문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겪을 당장의 손실보다 브랜드 가치 하락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에 따른 재무적 손실보다 잠재적인 브랜드 타격이 더 큰 위협”이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낳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갤럭시노트7 리콜 직후 발표된 마켓 스트레티지 인터내셔널 조사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의 33%가 아이폰7 구매 의향을 보였다. 리콜된 제품이 또 다시 같은 발화에 휩싸이면서 끝내 퇴장했다. 삼성전자는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시장의 눈은 매섭다. 스마트폰 전 라인업은 물론, 가전 등 다른 제품군으로까지 직간접적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B2C의 무서움이다.
 
삼성의 성과주의, 속도 위주의 경영전략(패스트팔로어)이 수술대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홍채인식, 방수·방진 등 성능에만 집착하다 품질의 기본인 안전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본질은 성과주의와 연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인 것은 당연하지만, 삼성은 유독 심했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업 존재를 망각하면 한 번 위기가 기업의 존폐까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삼성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뼈아픈 지적이다.  
 
삼성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근저에는 ‘품질경영’ 철학이 있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불량은 암’이라며 삼성의 저가, 저품질, 모방의 이미지를 씻기 위해 '애니콜 화형식' 등 강력한 리더십으로 품질경영을 주도해왔다. 뒤를 잇는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27일 임시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에 오른다. 시험대에 오른 그가 제일 먼저 할 일도 조직에 대한 수술이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