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도 바뀌는 건설업계①)건설사, 일감 가뭄에 각지서 혈투
지역 가리지 않고 경쟁…버티기 힘든 영세업체부터 퇴출
입력 : 2019-08-19 06:00:00 수정 : 2019-08-19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업 불황 여파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대형사는 수도권, 중견사는 지방’이라는 기존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며 건설사들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일감 확보에 혈투를 벌인다.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먹거리 가뭄 때문이다. 산업 구조조정도 심화될 전망이다. 산업 둔화가 쇠퇴로 이어지면 산업 경쟁력도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고용 창출 효과 등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여파도 간과할 수 없다.
 
 
18일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에서 일감을 찾기가 힘들 것”이라며 “대형사들은 사업성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되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견사 관계자도 “먹거리가 줄면서 대형사와 중견사가 한데 엉켜 경쟁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시공능력평가순위 2위인 현대건설은 대구에서 약 1000억원 규모의 78태평상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대림산업은 대전에서 재개발 사업을, GS건설은 대전과 부산에서 각각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도 제주도와 부산, 강원도에서 정비사업을 따냈다. 보통 대형사들은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 수도권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최근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역으로 중견사들은 수도권 진출에 열 올리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이달 제기동에서 수주한 재건축 사업을 포함해 올해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두 건 따냈다. 동부건설도 이달 서대문구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수주했다. 
 
건설사들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 나서는 건 먹거리난 탓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강화 등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주택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 가늠자인 주택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추락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의 주택 인허가 실적은 22만6594호로 지난해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 착공 실적은 15.6%나 줄었다.
 
SOC 규모도 작아지는 추세다. 올해 SOC 예산은 19조8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4.2%다. 2010년대 들어 한때 26조원을 웃돌았지만 지난해부터는 2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일감난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는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올해 폐업한 건설업체는 1769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730개였다. 주로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와 전문건설사의 퇴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건설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될 거란 우려도 높다. 건설사가 수익이 나야 미래를 대비한 재투자에 나설 수 있는데 현재로썬 어렵다는 주장이다. 일부 대형사는 자금 여력이 탄탄해 무리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건설사들은 기술 향상에 할애할 재원도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국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걱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10억원 생산 시 직·간접적 고용되는 취업자)는 12.5명으로 평균치인 11.8명보다 높다. 또 건설업은 중개업, 자재업, 인테리어업 등 연관되는 전·후방 사업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부진하면 각종 경제 지표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라며 경기부양을 위한 전향적 정책 전환을 호소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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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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