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저금리에 운용할 곳 없어 퇴직연금 비중 줄인다
퇴직연금 적립금 1년 새 3천억 감소…운용자산이익률 감소 원인
입력 : 2019-08-18 12:00:00 수정 : 2019-08-18 12: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보험업계가 저금리 기조 유지로 기금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하자 퇴직연금보험액을 줄이고 있다. 자금을 운영할 투자처를 찾지 못한 데다, 퇴직연금의 경우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책임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기존 보험업계의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개인형 퇴직연금(IRP)적립금은 54조5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0.5%(2948억원) 줄었다.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점유율 역시 28.2%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금융기관 중 퇴직연금 점유율과 적립금이 감소한 것은 보험업계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과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적립금을 각각 3조9408억원, 1조6090억원 늘렸다.
 
퇴직연금 형태별로 보면 DC형과 IRP형의 경우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DB형의 경우 잔액이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하락폭을 견인했다. 보험업계 DB형 잔액은 12조3530억원으로 전년보다 8134억원 하락했다.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보험업계에서 퇴직연금액이 많은 주요보험사의 적립금도 하락세다. 삼성생명의 지난 상반기 DB형 적립금은 전년보다 2214억원 줄어든 19조8384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전년보다 1259억원 줄어든 4조367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은 1467억원 줄어든 3조4095억원이었다.
 
손해보험사들도 퇴직연금 잔액이 감소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지난 상반기 DB형 적립금은 2조2774억원으로 전년보다 1152억원 줄어들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역시 전년보다 각각 285억원, 380억원 줄어든 1조912억원, 9503억원의 적립금을 보였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퇴직연금을 줄이고 있는데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금운용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보험 운용자산이익률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에 달하던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 2012년 5%대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5%에 불과하다. 운용자산이익률이 10년 새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5%를 넘어서던 손보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지난 상반기 현재 3.4%에 불과하다.
 
오는 2022년 도입되는 IFRS17도 보험업계가 퇴직연금을 줄이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IFRS17가 도입되면 퇴직연금 등 장기성 보험이 부채로 잡혀 보험사들은 퇴직연금을 많이 취급할수록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퇴직연금을 운용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자금 운용을 위해서는 해외투자를 확대해야 하지만 현행 보험업법상 해외투자 비중이 총자산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산운용처를 찾지 못한 보험업계가 퇴직연금액을 줄이고 있다. 고객이 보험사 영업점에서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김형석

어려운 금융 상식 펀(FUN)하게 공유합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