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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잡학사전)꾸준한 운동이 마음의 병 '자살충동' 낮춰
운동강도·자살충동 연관성 규명…남성보다 여성 심리치료 효과 커
2019-09-17 06:00:00 2019-09-17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바쁜 일상과 과도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마음의 병을 얻는다. 흔히 우울증으로 불리는 마음의 병은 심리적으로 사람을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신체균형을 해쳐 건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분류된다.
 
특히 정도가 심해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과열 경쟁사회의 대표격인 국내의 경우 지난 2017년 자살건수 12463건을 기록했다. OECD 국가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취업난과 경쟁으로 인해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대는 전체 사망자 중 절반에 달하는 44.8%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육체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58.6명이었는데, 이 역시 OECD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자살은 정신질환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 속 꾸준한 운동이 자살률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와 김현욱 전공의 등 연구팀은 신체활동,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자살충동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 총 7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운동습관뿐만 아니라 성별, 소득, 음주여부 등과 자살충동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으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꾸준한 운동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의 2014년 자료 중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와 신체활동 측정 도구인 IPAQ(International Physical Activity Questionnaire)를 이용해 운동량을 낮음, 적당함, 높음의 세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운동 강도 별로 높음은 1주일간 최소 3일 동안 격렬한 강도의 활동으로 최소 1500MET(1분간 소비되는 단위 체중당 에너지 소비량) 이상의 신체 활동, 적당함은 1주일에 하루 최소 20, 3일 이상의 격렬한 신체 활동으로 분류했다. 낮음의 경우 높음이나 적당함에 들어가지 않는 모든 사람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 결과, 운동량이 낮은 그룹의 자살 충동 비율은 9.1%인데 비해 적당히 운동하는 그룹의 자살 충동 비율은 6.6%로 약 3분의 1 감소했다. 또 남성보다는 여성의 경우가 꾸준한 운동 덕에 자살충동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나치게 과한 운동을 하는 그룹에서는 자살 충동 비율은 6.3%로서 소폭으로만 감소했다. 이는 지나친 신체 활동은 오히려 대인관계 결여, 근육이상, 섭식장애 등 안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창수 교수는"신체활동이 정신질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몇몇 연구가 있었지만 자살충동에 대해 신체활동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 받아왔다"라며 "활발한 신체활동은 자살충동을 낮추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신체활동 이외에도 자살충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며 우울증과 극심한 스트레스 등을 통해 한번이라도 자살충동에 대한 생각을 가져봤다면 온라인 자가진단 등을 통해 스스로 주기적인 점검을 시행하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또 평소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균형 잡힌 영양섭취로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생활습관을 통해 자살충동 요인을 사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자살예방용 설치물 '한번만 더' 동상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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