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권미혁 "'국민대표성' 반영하려면 여성공천 30% 의무화해야"
"여성정책 챙길 의원 늘어야…여성 감수성으로 정치문화 바꿀 수 있어"
"일제-군사정권서 민간인 만행 선감학원 진상규명해야"
입력 : 2019-11-15 07:00:00 수정 : 2019-11-15 17:07:0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권미혁 의원. 여성 등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과 사회 혁신을 앞세워 경기 안양 동안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의정활동 경험과 비전을 지역사회에서 지역민과 함께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당이 공천 때 정치신인과 여성을 우대한다고 밝힌 만큼 다소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선거 때 남녀 동수의 국민 대표성을 반영하고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더 챙기려면 여성 공천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집자)

"'사회혁신' 지역민과 함께 실현하고자 안양 출사표"

권 의원은 지난 4월 안양 동안구로 이사했다. 관양동 동안공원 근처엔 사무실도 얻었다. 내년 총선에서 동안구 관양동과 비산동 일대를 중심으로 한 동안갑 선거구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권 의원은 20대 국회에 입성하기 전엔 한국여성민우회와 한국여성단체연합회 등에서 시민사회 활동을 했다. 2012년부터 3년 동안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도 역임한 바 있다. 그가 국회로 온 건 '뒤처짐 없이 누구나 함께'라는 신념을 의정활동으로 실천하고 싶어서였다. 권 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의제로 만들어 누구나가 공동체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자연스레 복지, 양육, 안전, 장애인 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그 분야에 대한 입법을 많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 활동과 초선 의원으로서 가졌던 사회혁신에 관한 이상을 지역사회에서 지역민과 더불어 실현하고자 내년 안양 공천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안양 동안갑 지역현안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난 9월엔 '선감학원 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안'도 대표 발의했다. 선감학원(仙甘學園)은 1941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설립돼 1982년까지 40여년간 운영된 소년수용소다. 이곳에선 사회적 약자를 보호·수용한다는 명목으로 온갖 부조리가 자행됐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형제복지원과 삼청교육대의 전신으로 평가될 만큼 악명을 떨친 곳이다.
 
10월18일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 의원은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와 광복 이후 군사정부는 소년 감화를 목적으로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수용소를 운영했는데, 수용실적을 채우려 '수집'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아무나 붙잡아 수용했다"면서 "길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다가 잡혀서 수용된 경우처럼 가족이 멀쩡히 있음에도 부랑자라는 명목으로 수용된 경우가 70%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형제복지원 등은 진상규명이나 피해자 지원 등의 노력이 진행 중인데 선감학원 사건은 그렇지 못했다"면서 "현재 경기도엔 선감학원 희생자 지원에 관한 조례가 있으나 국가 차원의 법으로 지원책을 마련한 게 아니라서 실질적 지원에 한계가 있었다"라고 법안 발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권 의원은 선감학원 법률안을 통해 △국무총리 소속의 '선감학원피해사건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진상규명 청문회 등 조사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 △기념관 건립 등을 강조했다. 그는 "법이 통과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국민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진상규명의 필요성에 뜻을 모아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공직선거법상 '여성 공천'을 강제 규정으로 해야"

 
권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여성 의원이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여성'으로서 여성의 정치참여 기회 확대를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또 현실 제도권 정치의 특성상 여성의 정치참여가 늘어나려면 공천 때부터 여성 공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여야를 통틀어 여성 의원의 숫자는 52명에 불과하다. 그는 "연동형 비례제도 도입 등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나오는 배경도 국회가 국민의 대표성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라며 "남녀 동수인 국민 성비를 고려하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삶을 위하는 입법이 이뤄지려면 여성 공천이 늘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국회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정쟁만 일삼으며 때론 거친 욕설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건 국회 내 남성중심의 문화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의 감수성을 통해 정치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2월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리특별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박명재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 사진/뉴시스
 
특히 그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여성 공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47조 3항엔 "국회 및 지방의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규정됐다. 권 의원은 "법에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만 했기 때문에 여성을 공천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한 경우 벌칙을 부과해야 한다"면서 "지난 8월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이 '여성 공천 30%를 위반한 정당엔 국회 임기 전체 기간 지급하는 경상보조금을 20%를 삭감'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는 파행이 많았고 법안 심사가 제대로 안 돼 법안 통과율도 낮아서 '역대 최악'이라고 하지만 이런 법안은 꼭 통과돼야 한다"라고 했다.
 
"만나선 화기애애…돌아서면 지지층 의식해 으르렁"
 
권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시절엔 원내대변인도 했다. 그가 본 20대 국회는 어땠을까. 권 의원은 국회에서 정쟁이 전개되는 양상에 관해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여야가 회동할 땐 당장 국회가 정상화될 것처럼 대화가 잘 통했으나 막상 돌아서면 다시 반목해서다. 권 의원은 "90%까지 합의를 했더라도 각 당의 핵심 의제를 건드리거나 지지층에 발목이 잡히니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일이 많았다"며 "그런 모습은 특별히 어느 정치인의 문제도 아니었다"라고 했다. 이어 "원내대변인을 하며 뿌듯했던 적도 있지만 힘든 기억도 많았다"면서 "국회가 너무 정쟁 위주로 움직이니 원내 지도부의 입을 맡은 대변인은 정쟁의 복판에서 이슈를 떠안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산안 심의도 야당은 문재인정부에 반대하는 기조 탓에 예산 삭감을 주장하지만, 그러다가 자기 지역구 예산은 어떻게든 챙기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낮엔 기자들이 보고 있으니까 막 싸우다가 기자들 퇴근하고 국민 주목도가 떨어진 밤 시간 회의에선 '지역구 챙기기' 질의가 집중되는 게 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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