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숙의 파리와 서울 사이)'기후 온난화' 도미노, 내가 막아야
입력 : 2019-11-19 06:00:00 수정 : 2019-11-19 06:00:00
새로운 태풍이 올 때마다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논쟁은 매우 복잡하다. 물론 기후재앙의 원인이 태풍에게만 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억측일 것이다.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쓰나미, 지진, 화산폭발은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 11일 11시52분, 진도 5.4의 지진이 프랑스 남부 오베르뉴 론-알프(Auvergne Rhone-Alpes) 지방을 강타했다. 이로 인해 주민 세 명이 다쳤고, 노동자 한 명이 중태에 빠졌다. 또한 건물이 금이 가고 붕괴되어 200여채의 가옥이 큰 피해를 입었고, 3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11세기에 세워진 르 테일(Le Teil)의 성당마저 붕괴 위기에 처했다. 단 6초 만에 일어난 일들이다.
 
이 지역 초·중·고등학교는 문을 닫고 휴교했다. 이재민들은 지자체가 마련한 세 개의 체육관에 몸을 피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마리(Marie) 할머니도 다른 이재민들처럼 체육관에서 밤을 지샜다. 그녀는 "모든 게 무너졌다. 천정, 타일, 집안 내부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난 모든 걸 잃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탄식했다. 이 지역 에르베 솔리냑(Herve Saulignac) 하원의원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국가가 나서주길 호소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자연재해로 걱정이다. 지난 12일 밤 조수 수위가 187cm까지 올라가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이 물에 잠겼다. 거리는 물 천지가 됐고, 사람들은 장화를 신고 걸어야 했다. 오렌지 형광빛, 진한 장밋빛, 짙은 하늘색 등 형형색색의 장화로 거리는 가득했다. 관광객들은 발이 젖을까봐 장화를 신고 도시를 돌았다.
 
베네치아의 이번 홍수는 역대 두 번째로 큰 것이었다. 1966년 11월 4일에는 조수 최고수위가 194cm까지 올랐었다. 이번 홍수로 베네치아의 80%가 침수됐고, 70대 노인 한 명이 사망했다. 베네치아 명물인 곤돌라와 수상버스들이 전복되고 상점과 박물관, 호텔, 산 마르코 성당이 물에 잠겼다. 15일 아침에도 똑같은 풍경을 재현했다.
 
이 홍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가득한 베네치아의 피해는 막대하다. 무엇보다 관광객들이 신고 버린 일회용 장화는 아드리아해 수위 상승으로 포위당한 이 도시에 환경문제를 하나 더 추가하고 있다. 대부분이 중국산인 이 플라스틱 장화들은 이론적으로는 재활용이 100% 가능하다. 그러나 국가비상사태인 현 상황에서 시가 나서 재활용을 검토하기는 어렵다. 매년 3600만명이 방문하는 베네치아는 이중 90%가 외국인으로 한 사람당 평균 2~3일 체류한다. 가게 점원인 스테파노 가바노토(Stefano Gabbanotto)는 여기저기 버려진 플라스틱 장화가 환경면에서 큰 걱정이라고 말한다. 그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장화를 팔면서도 맘이 편치 않다. 그러나 내가 무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국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같은 대재난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자연재해와 전혀 무관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올 가을 찾아온 연이은 태풍은 적지 않은 피해를 가져왔다. 9월에 찾아 온 태풍 링링은 벼와 과수, 밭작물, 채소류를 침수시켰다. 태풍 타파는 한 술 더 떠 경남지역을 물바다로 만들고 3명의 사망자도 낳았다. 10월 초 찾아 온 미탁은 강풍과 폭우를 유발해 산사태와 여러 채의 주택을 침수·붕괴시켰고, 11명이 사망·실종됐다.
 
이 태풍들이 지나간 흔적은 올 겨울 대한민국 국민 전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아있다. 배추밭을 침수시키거나 뿌리 혹병을 퍼지게 해 배추뿌리가 짓무르거나 썩게 만들어 배추값을 상승시켰기 때문이다. 김장배추 공급 물량이 대폭 줄어 배추 한 포기는 평년보다 92.8% 비싸졌다. 무도 마찬가지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김장비용은 8.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치가 '금치'가 되자 김장을 포기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가뜩이나 물가상승으로 지출을 줄여야 하는 서민들은 김치마저 마음놓고 먹을 수 없으니 울상이 아닐 수 없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해는 결국 우리 모두의 몫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어리석게 우리는 지구에 무관심한 채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오늘날 지구 온난화는 해수 온도를 올리고 있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피에르 시몽 라쁠라스(Pierre-Simon Laplace)연구소 소장이자 기후학자인 에르베 르 트뢰(Herve Le Treut)는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지구 온난화는 심각해질 것이고, 태풍은 보다 자주 발생하고 더 거세질 것이다. 이미 그런 상황이 아닌가"라고 우려한다.
 
기후 온난화로 인한 도미노 참사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먼저 해양보존에 앞장서야 한다. 이는 결코 거창한 과제가 아니다. 각자 일상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이면 가능하다. 가정에서 해양을 오염시키는 화학제품을 피하고 친환경제품으로 바꾸자. 그리고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자. 쓸데없는 전등은 꼭 끄자. 쓰레기는 줄이고 꼭 분리하자. 이 정도라면 누구나 실천 가능하지 않은가. 지구를 살리는 일, 결코 거창한 일이 아니다.
 
최인숙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파리정치대학 정치학 박사(sookjuliette@yahoo.fr)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한영

정치권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