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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 만성이명, 바다소리로 고친다?
고대 안산병원, 자연 백색소음으로 만성이명 약 15% 감소 입증
2020-01-07 06:00:00 2020-01-07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이명은 외부의 소리자극 없이 환자 자신의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계속해서 들리는 경우도 있다. 청각기관 자체에서 발생해서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고 환자 본인만 느끼는 주관적 이명이 대부분이라 더욱 까다롭다.
 
일반적으로 이명은 동반증상 없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고 난청, 어지럼증, 귀가 꽉차고 먹먹한 느낌의 이충만감, 전신의 피로감 등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화된 것으로 판단, 만성이명으로 분류한다. 
 
까다로운 진단에 치료 역시 쉽지 않지만 최근 바다의 파도소리 등 자연의 백색소음이 만성이명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팀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실험을 진행, 관련 내용을 증명했다.
 
실험은 해양치유산업의 일환으로 전향적 연구형태로 진행됐으며 6개월 이상 만성이명을 호소하고 있는 1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경상북도 울진군을 방문, 힐링 하우스에서 5일 동안 하루 최소 1시간 이상의 자연의 바다소리 노출과 매일 아침 2시간씩 해안에 위치한 야외공간에서 해양치유를 통한 휴식 및 명상 등을 함께 시행했다. 
 
이후 다양한 이명검사설문과 호르몬검사를 시행한 결과, 이명으로 인한 신체, 정서,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이명장애설문지(THQ)의 결과로 15% 가량 호전된 이명이 약 1개월 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에피네프린은 약 32% 감소,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약 220%의 증가를 보임으로써 이명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준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바다소리는 깊은 수면상태의 파장인 델타파와 가까운 주파수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라며 "뉴런활동을 증가시키고 이명의 완화를 유도하는 음향요법에 델타파와 백색소음의 효과를 함께 가지고 있는 바다소리를 이용한 소리치료를 함으로써 만성이명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단기간의 결과이지만, 해양의 바다소리가 이명환자에서의 주관적인 증상의 완화와 더불어, 신경전달물질인 에피네프린의 감소와 세로토닌의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병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양치유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19세기부터 해양치유단지의 조성으로 활발하게 치료와 연구의 성과가 발표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해양수산부와 고려대학교 해양치유산업연구단이 공동으로 의료·바이오를 연계해 질병의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 다양한 의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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