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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나선 두산건설, 분리매각 가닥
미분양 낀 부실자산, 신설법인으로 떼어내
2020-06-16 14:16:07 2020-06-16 14:16:07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두산건설이 부실 자산을 떼어낸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자회사를 세우고 부실 자산을 넘긴다. 통매각 방식으로는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시장 반응에 대응해 두산건설의 핵심만 파는 분리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건설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두산건설은 물적분할을 통해 ‘밸류그로스 주식회사’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신설법인은 두산건설의 자회사가 되는데, 두산건설의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 등을 넘겨받는다. 두산건설에는 핵심인 건설부문과 임대사업이 남는다.
 
두산건설이 밸류그로스로 넘기는 자산은 인천 학익 두산위브 분양사업, 일산 위브더제니스스퀘어 분양사업, 공주 신관동 주상복합 개발사업 등이다. 공사대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은 부실자산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432가구 규모로 조성된 학익 두산위브는 미분양 물량이 다수 남아있다. 이곳은 할인판매 등으로 미분양을 털어내려는 중이다. 위브더제니스스퀘어는 복합상가 개발사업인데, 이곳 역시 준공 이후에도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산건설은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물적분할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두산건설은 통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리스크가 큰 두산건설의 재무상태와 주택 및 건설업계에서 두산건설이 차지하는 위치, 불황이 이어지는 업황 등 때문에 원매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었다. 한때 두산건설 인수후보로 입에 오르내리던 지방의 한 중견 건설사조차도 인수 가능성에 손을 내저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위브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부채를 떠안을 만큼 매력이 높지는 않다”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결국 분리매각 방식으로 방향을 튼 가운데 두산건설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회사의 매각 본입찰은 내달 중순 예정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서대문구에서 공급된 ‘북한산두산위브’의 견본주택.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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