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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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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도 이제 '오타니' 안 부럽다

'프로' 문동주·김서현에 '고교생' 장현석까지…바야흐로 160km 강속구 투수 전성시대

2023-04-20 17:22

조회수 :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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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는 투수 문동주입니다. 프로야구 2년차 야구선수인 문동주가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그의 구속 때문입니다. 문동주가 지난 12일 마운드에서 160.1km의 강속구를 던진데 이어 18일 두산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5와 3분의2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습니다. SSG랜더스 팬인 제가 봐도 문동주가 투구하는 모습을 보면 시원합니다. 한마디로 투구하는 모습을 볼 맛이 납니다. 문동주의 투구 모습을 보기 위해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여러 번 돌려봅니다.
 
문동주를 보는 이 감정, 지난 2008년 때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한국 최고투수 중 한 명이지만 그 당시엔 2년차 선수였던... 맞습니다. SSG 팬이라면 충분히 알 겁니다. 바로 투수 김광현입니다. 대학생이었던 저는 SSG의 전신인 SK와이번스의 경기에 김광현이 등판할 때는 타자들이 공격할 때보다도 김광현이 직접 투구할 때를 더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구요. 김광현이 던지는 모습에 재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광현의 주특기인 슬라이더를 필살기처럼 던졌을 때, 타자들이 헛스윙하면서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봤던 그 쾌감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최근 김광현의 투구 모습을 보면 그때와 같은 구속도, 슬라이더의 휘어지는 각도는 잘 느끼지 못합니다. 다만 김광현은 이전과는 다른 노련미를 앞세워 경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현 이야기로 샜지만 문동주의 투구는 김광현 만큼이나 재미있습니다. 다른 팀 팬인 제가 봐도요. 그리고 다음 날인 19일 한화이글스에는 문동주에 이어 160km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고졸 신인이 나왔습니다. 바로 투수 김서현입니다. 이 선수의 투구 모습도 볼 맛이 납니다. 약간 사이드암 투수 스타일이지만 공에 힘이 있습니다. 영상 화면으로도 그게 느껴집니다. 두산베어스의 허경민이 3볼2스트라이크에서 삼진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을 때, '어랏 왜 높은 공에 휘두르지?' 하겠지만 잘 보면 공이 위로 솟습니다. 과거 투수 임창용이 공을 던질 때 모습과 흡사합니다. 당시 임창용의 직구를 사람들은 '뱀직구'라고 했었죠. 김서현의 직구에도 이와 같은 힘이 보입니다.
 
문동주, 김서현 말고도 키움히어로즈의 투수 안우진도 160km의 직구를 던질 수 있습니다. 아주 쉽게 150km대 중반의 공을 던지는 안우진은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였습니다. 빠른 직구에 이어 변화구를 중간 중간에 섞어 던지면 타자들이 헛스윙하기에 바쁩니다.
 
문동주, 김서현, 안우진뿐만이 아닙니다. 고등학교 야구 선수들 중 160km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있습니다. 바로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입니다. 장현석이 투구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보면 경이롭습니다. '와 잘 던진다' 느낌이 바로 나옵니다. 공 스피드가 150km를 가뿐히 넘습니다. 고등학생인데 벌써 150km가 넘다니... 이 선수 분명히 프로 가면 160km를 넘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 입성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프로야구 리그에서 잘 던지고 메이저리그로 가기를 바랍니다.
 
최근 WBC 대회는 일본 투수 겸 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독무대였습니다. 결승전에서 미국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던 오타니의 마지막 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일본의 WBC 우승은 부럽지 않았지만 오타니 선수의 투구 모습은 예전에 봤던 '메이저'라는 제목의 만화 주인공, 시게노 고로를 연상케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도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여럿 있습니다. 이들이 있어 다음 WBC도 기대가 됩니다. 한국의 강속국 투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야구 강국을 상대로 좋은 경쟁을 펼친다면 한국 야구의 경쟁력도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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