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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상징' LP, MZ세대 뜨겁다

2023-09-1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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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행사에 몰린 사람들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홍대역 인근에 위치한 한 레코드 점 앞을 기웃거리다 놀란 적이 있습니다. 러브레터 OST LP를 사려는 수십명의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인데요. 토요일 이른 시간임에도 ‘컬러반 한정 판매’ 소식을 듣고 온 이들이 긴 줄로 늘어섰습니다. 연령대는 대체로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
서울 광흥창역 인근의 다른 레코드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비틀즈, 레드제플린 초판이나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한정반을 수급하는 날이면 ‘조기 품절’을 준비해야할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빌리 아일리시 같은 음악가들을 찾다 그 록의 계보를 올라가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LP는 지금 현상입니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입니다.  미국레코드산업협회(RIAA)가 발간한 '음악 산업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LP 판매량(4100만 장)은 CD 판매량(3300만 장)을 앞질렀습니다. 스트리밍에 익숙한 MZ 세대가 바이닐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겁니다.
핸드폰 터치 한번이면 전 세계에서 매일 수돗물처럼 콸콸 쏟아지는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트렌드를 쫓는 MZ세대들은 역으로 왜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도 LP를 찾을까.
역설적으로 음악의 감상보다는 소장으로써 가치가 환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자기표현의 매개로 활용하는 20~30대 구매층의 욕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앨범의 표지가 크고 예쁘다고, 음악은 차치하고서라도 커버만 보고 구매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번 주 서울에서도 LP 관련 큰 행사가 열립니다. 마포구 7개 레코드샵 연합하는 LP 축제로, 인디 뮤지션, 라이브 클럽과 함께 레코드 매장들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입니다. 
올해가 벌써 4회짼데, 이곳에 가면 '대체 이런 음반들이 어디서 있다 나왔지' 싶은 게 많습니다. 70~80년대 존 덴버 나나 무스쿠리 같은 추억의 팝송부터 오늘날 젊은 세대까지 사랑하는 도회적인 시티팝, 그리고 신중현-김추자-키보이스 같은 우리 옛 가요까지. LP 판 무더기에 코를 박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디깅 꾼'들 사이를 들어가보시면 놀라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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