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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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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석에서)위기감을 잊은 '도로 민주당'

2023-11-09 06:00

조회수 :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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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자 몸조심! 작금의 민주당 모습입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민주당은 ‘위기’ 그 자체였습니다. 김은경 혁신위가 처절한 실패로 끝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로 민주당은 심리적 분당 사태로까지 치달았습니다. 그런데 법원에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습니다. ‘200석’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의 낙관론이 당 전체로 확산됐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천은 당선'이라는 등식마저 성립되면서 이재명 지도부를 향한 혁신 요구도 쏙 들어갔습니다. 공천 경쟁은 당 지도부에 대한 눈치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기대처럼 분명 윤석열정부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간단치 않습니다. ‘공정과 상식’은 구호에 그쳤고, 매 연설마다 강조하는 ‘자유’ 또한 대통령의 선택적 자유에 지나지 않습니다. 해묵은 이념 논쟁에 역사 전쟁까지 더해지면서 우리사회를 혼돈으로 몰고 갔습니다. 무엇보다 민생이 어렵습니다. 물가는 폭등하고 금리인상은 이자 부담만 늘렸습니다. 월급만 제자리인 까닭에, 가족 외식조차 겁이 나는 실정입니다. 극심한 소비 침체에 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습니다. 텅 빈 점포들은 짙은 불황의 터널을 보여줍니다. 중소 규모의 공장들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대기업들조차 허리띠를 졸라매는 실정입니다.
 
2021년 9월17일 당시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국회에서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반대편에 있는 제1야당 민주당으로 표가 몰릴 것입니다. 다만 이는 국정을 도맡은 여권의 실정에 대한 국민적 분노이자 심판일 뿐, 결코 민주당이 잘해서도 예뻐서도 아닙니다. 문재인정부는 무능을 보여줬고,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은 진보진영의 최후 보루와도 같은 도덕성마저 내줬습니다. ‘개딸’들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은 국민적 비호감만 키웠습니다. 변한 것 하나 없는데, 아니 오히려 사정이 더 악화됐는데 상대로 인한 반사이익에만 기댑니다. 그것이 지금의 장밋빛 환상을 불러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면 이재명 대표가 싫어서 상대에게 표를 던지는 ‘비호감의 대결’에 새로운 선택지가 되려는 듯 보입니다. 물론 정치는 세력 간 싸움입니다. 특히 한국정치에서 세력의 기반은 여전히 ‘지역’입니다. 때문에 신당이 찾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회의적 시각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신당이 적대적 공생관계에 있는 거대 양당 체제에 제대로 된 경고음만이라도 울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당이 메기 역할을 해줄 때 극단적 진영논리와 교조주의에 갇힌 양당이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찾을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북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힌지 포인트:북핵 문제의 내부 전망'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서 대패의 충격을 떠안아야 했던 국민의힘도 처절한 몸부림에 돌입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가 그 시작입니다. 현 여권의 모든 문제 근원이 대통령임에도 이를 지적하지 못하는 한계도 보이지만, 어쨌든 국민적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홍준표·유승민·이준석 3인과의 화합을 꾀하는 한편 윤 대통령과 가까운 ‘윤핵관’들의 불출마(험지 출마)도 압박했습니다. 여기에 무능하게만 보였던 김기현 지도부가 메가서울 구상과 공매도 전격 금지 등 휘발성 높은 이슈들을 연이어 제기했습니다. 집권여당의 이점을 살려 뒤를 이을 제3, 제4의 정책 의제들도 준비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수도권 표가 떨어져 나갈까 잔뜩 겁을 먹은 채 상대가 쳐놓은 덫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방은 상생의 주제임에도 화제를 전환하지 못합니다. 양극화의 해법도 내놓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말만 민생일 뿐, 행동은 여전히 정쟁에 머물러 있습니다. 더욱이 혁신도, 쇄신도 없이 공천만 걱정합니다. 다시 그 나물에 그 밥, 또는 친명 일색이 될 공산이 큽니다. 국민들 눈에 이런 민주당이 어찌 비칠지는 자명합니다. 지금은 섣부른 낙관론이 아닌 위기감으로 스스로를 경계해야 할 때입니다. 그 출발은 쇄신입니다. 자기희생 없는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편집국장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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