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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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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습격

2024-03-13 20:16

조회수 :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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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T 업계의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AI(인공지능)입니다. 오픈AI의 챗GPT가 불러온 AI 혁신의 바람은 이제 모든 업계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혁신에서 도태된 기업은 미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고 사장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체감되는 변화의 바람은 너무나도 빠른 것 같습니다. 파괴력 역시 과거 애플이 아이폰이라는 무기를 들고 앱스토어 생태계로 시장의 변혁을 주도했던 당시에 못지않은 듯합니다.
 
아이폰 쇼크라고 명명됐던 과거를 잠시 돌아보면, AI 시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국내의 이동통신 시장을 설명하려면 위피(WIPI)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지금은 많은 이들에게 잊혀졌지만위피는 국내 무선 표준 플랫폼으로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던 정책입니다. 정부는 당시 모든 휴대폰에 위피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을 의무화 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위피가 탑재되지 않는 휴대폰은 국내에서 판매가 금지된 것입니다.
 
모든 휴대폰 프로그램 개발도 위피 안에서 이뤄져야 했고, 심지어 정부는 국제 표준으로까지 추진하겠다는 목표도 가졌습니다. 이에 국내 시장에서 외산폰은 무덤이나 다를 바 없었고 국내 제조사들은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큰 성장을 이뤄냅니다. 산업의 진흥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고립된 정책은 결국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그 결과 아이폰이라는 글로벌 변화에 도태돼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지금 상황은 당시와 비슷하게 큰 변화가 이뤄지는 중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실생활에 반영되는 AI 기술은 세상이 정말 변했구나를 체감하게 합니다. 실제로 최근 오픈AI가 영상 제작 모델 소라를 공개하자 일선 영상 편집자들은 너도나도 자괴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이제 곧 나의 직업이 사라질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최근 한 지자체는 비용 문제 등을 이유로 AI 아나운서를 이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AI는 실생활을 습격하며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진흥과 규제를 놓고 각 주무부처 간 갈팡질팡 하는 모습도 연출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AI를 외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는 셈입니다.
 
과거 위피사태를 반면교사 삼고, 고립된 정책 추진이 아닌 균형감 있는 정책이 시급한 상태인데요. 이에 못지않게 AI를 국가 역점 사업으로 삼고 민관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줄 컨트롤 타워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 배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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