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맥주 맛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수제 맥주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맥주를 종량세로 전환하는 내용의 주세법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수제 맥주 시장의 투자는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개편안대로 종량세가 적용되면 수제 맥주 가격은 현재보다 더 저렴해져 더 많은 소비자가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수제 맥주 펍 데블스도어(Devil's Door)의 오진영 브루마스터가 대표적인 수제 맥주의 종류에 따라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과의 조합(페어링: Pairing)을 제안했다.
우선 가벼운 바디감과 향긋한 과일 향이 특징인 페일 에일(Pale Ale)은 어느 음식과 매칭해도 크게 튀지 않고 조화롭다. 특히 레몬, 감귤, 오렌지, 자몽 등 열대 과일의 향이 느껴지는 시트라 홉으로 만든 페일 에일은 은은한 향과 목 넘김 후 느껴지는 적당한 쓴맛을 잡아주는 고소한 미국식 치킨 또는 구운 치즈와 토마토가 들어간 햄버거가 잘 어울린다.
데블스 페일 에일(왼쪽), 데블스 프라이드치킨. 사진/신세계푸드
높은 알코올 도수와 강한 향,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인디아 페일 에일(IPA·India Pale Ale)은 간이 센 음식을 곁들여야 한다. 맥주나 음식 가운데 한쪽의 맛이 강하면 약한 쪽의 맛을 덮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IPA 특유의 진한 홉 향과 쓴맛은 입에 머금을 때부터 목에서 넘길 때까지 계속되는데, 이때는 모짜렐라, 그라나파다노 등 짭짤한 치즈가 올려져 있는 피자 또는 매콤한 핫소스로 버무린 버팔로윙이 제격이다.
데블스 IPA(왼쪽), 데블스 파이브 치즈피자. 사진/신세계푸드
고온에서 로스팅한 맥아로 만들어 묵직한 맛과 커피, 초콜릿 등 복합적인 향이 특징인 흑맥주 스타우트(Stout)는 해산물과 잘 어울린다. 특히 스타우트의 묵직한 향과 거품 맛은 짭짤한 굴과 가장 잘 어울린다. 다만 신선한 굴을 즐길 수 있는 겨울이 아닌 만큼 여름에는 새우, 마늘, 올리브 오일로 만든 짭짤한 감바스를 대신 먹는 것도 좋다.
데블스 스타우트(왼쪽), 데블스 감바스. 사진/신세계푸드
밀과 보리를 이용해 상면발효 방식으로 만든 헤페 바이젠(Hefe-Weizen)은 다른 수제 맥주와 비교해 질감이 부드럽다. 특히 풍부한 바닐라 향과 맥아의 부드러운 거품 맛이 특징으로 상큼한 샐러드나 적당히 튀겨진 감자튀김 등 가벼운 음식과 곁들이면 헤페 바이젠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데블스 헤페 바이젠(왼쪽), 비프 찹 스테이크 샐러드. 사진/신세계푸드
오진영 브루마스터는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르는 것에 정답은 없지만, 맥주를 만드는 방법과 재료의 특성을 고려해 음식을 선택하면 맛의 균형이 맞춰져 맥주나 음식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블스도어는 매장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브루마스터가 개발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230여년 전통의 독일 카스파리(Caspary)의 양조 설비로 직접 생산한 페일 에일, IPA, 스타우트, 헤페 바이젠 등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펍이다. 서울 센트럴시티점, 코엑스점, 여의도IFC몰점, 스타필드 하남점, 제주신화월드점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한편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6.1% 성장한 633억원으로 추정된다.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218억원에서 2016년 311억원, 2017년 433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제 맥주가 전체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0.69%에서 2017년 0.96%로 커졌으며, 지난해에는 1.40%를 기록해 처음으로 1%대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