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활성화 나선 '컨택리스 카드'
갖다 대면 결제…해외선 결제 표준
국내 이용률 10%도 안돼
2024-05-10 06:00:00 2024-05-10 08:31:38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카드 단말기에 꽂지 않고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되는 컨택리스(Contactless·비접촉식) 카드가 국내에서 뒤늦게 활성화 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컨택리스 카드는 IC 단말기 터치패드에 카드를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비접촉 방식의 카드입니다. 카드 뒷면에 와이파이 신호와 유사한 마크가 있다면 '컨택리스' 기능이 탑재된 것입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컨택리스 카드 결제가 표준으로 자리잡은 해외와 달리 컨택리스 결제 국내 이용률은 10% 미만입니다. 글로벌 카드사 비자(VISA)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호주(99%) 및 싱가포르(97.8%)에서는 컨택리스 결제 방식이 오프라인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국가들도 오프라인 거래의 50% 가량이 컨택리스 결제에 해당합니다. 
 
스타벅스 매장은 애플페이(Apple Pay)로 결제가 가능하다. 지난해 3월 서울 한 스타벅스 매장 결제 단말기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컨택리스 기능은 IC 단말기 터치패드에 카드를 갖다 대면 바로 결제되는 비접촉 결제 방식으로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규격 기반으로 합니다. 현재 비자 토큰결제 서비스(Visa Token Service, VTS) 기반 NFC 결제인 '비자(Visa) 컨택리스' 결제 등 국내에서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컨택리스 결제 기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비접촉 위생·신속 결제 등 장점에 힘 입어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 방식의 비접촉 결제 기술을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컨택리스 결제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EMV 칩은 거래 중 카드의 실제번호를 전송하지 않아, 카드 뒷면에 있는 검정색 마그네틱 선에 카드 소유자의 데이터 담은 것보다 보안에 유리합니다.
 
삼성페이발 '간편결제' 국내 선점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5년 삼성페이 출시 이후 IC칩을 꽂아 결제하거나 마그네틱 띠(Magnetic Stripe)를 긁어 결제하던 방식에서 바로 간편결제로 넘어갔습니다. 컨택리스 결제가 지원되는 플라스틱 플레이트 카드가 자리잡기 전에 다음 단계로 건너뛰었다는 얘기입니다.
 
신용카드를 받는 가맹점들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여신금융전문업법에 따라 카드 가맹점에 IC신용카드(체크카드 포함) 단말기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네이버·카카오 페이 등 전자금융업자와 삼성페이·LG페이 등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간편결제 시장이 열렸습니다. 국내 고객들은 IC칩 신용카드를 꽂아 결제를 하거나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를 하며 굳이 컨택리스 결제에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겁니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 4개사(삼성페이·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NHN페이코)의 지난해 합산 결제액은 147조789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중 삼성페이의 지난해 결제액은 73조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가량 늘어났습니다. 
 
POS 시스템과 단말기를 관리하는 밴(VAN)사도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한 NFC 기반 단말기 생산을 안했고, 이미 접촉식 IC 단말기를 쓰는 가맹점 주들도 굳이 바꾸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컨택리스 카드가 활성화되면서 지난해부터 국내 주요 밴사들은 기존 30만~40만원대 NFC단말기에서 10만원대의 보급형 NFC단말기 출시에 힘쓰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들어오면서 NFC 단말기가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하다보니 이슈가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IC 칩을 꽂아 카드결제를 하던 단말기 속도도 타 국가에 비해 빠르게 결제 처리된 편이다. 보통 컨택리스 결제를 선호하는 것은 신속 결제 때문인데 굳이 필요성을 못 느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이후 IC칩 카드를 꽂아 계산하는 단말기가 의무화되며 NFC 단말기 보급이 늦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해외 겸용 카드에 컨택리스 탑재
 
국내에서 EMV 컨택리스 표준이 보급화되지 않은 것은 인증을 위한 개발비도 비싸고, 신용카드 플레이트에 들어가는 기술 비용도 비싸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 소비자들이 컨택리스카드에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신용카드사들도 해외 겸용 카드에 컨택리스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2022년 10월 이후 출시된 해외 겸용 카드에 전부 적용 되어있고, 삼성카드와 우리카드 역시 지난 2022년 이후 신규 출시된 상품 중에서 교통기능이 포함된 상품에 비접촉 결제를 지원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별로 플레이트 사양이 다르다. 컨택리스 결제는 특정 이상의 자재를 써야 하고, 하드웨어적 기능이 있어야 돼 자재 값이 든다"며 "교통 기능이 탑재된 해외 브랜드 카드 대부분은 컨택리스 카드"라고 설명했습니다.
 
컨택리스 카드로 해외 결제의 편의성이 확대되며 해외 이용 금액이 늘기도 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9개 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회원이 해외에서 일시불·할부로 결제한 금액은 13조5608억원으로, 2년 전(9조4685억원)보다 43% 늘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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