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SK텔레콤(017670) 해킹 이후 이심(eSIM)에 대한 가입자가 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카드 형태인 유심과 달리 이심은 기기 내장형 소프트웨어 방식의 가입자 식별모듈입니다. 이심 사용이 보편화하면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선 휴대전화 설계 단계에서 유심 공간을 없앨 수 있고, 이로 인해 폰도 더욱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심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것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2022년 2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홍보관 딜라이트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심에 가입하는 SK텔레콤 가입자 수가 해킹 사고 전과 비교해 약 40배 증가했습니다. 유심은 휴대전화에 카드를 물리적으로 꼽는 형태이고, 이심은 기기 내장형 소프트웨어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기능은 동일합니다.
SK텔레콤은 현재 이심 ‘셀프 교체’ 과정에서 요금제 선택 등과 같은 절차를 생략하는 간소화 서비스 개선 막바지에 있습니다. 서비스 개선이 완료되면 이심 가입자는 더욱 증가할 전망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같은 이심 가입자 수 증가 전망을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물리적으로 유심을 꼽아야 하는 것과 달리, 이심은 소프트웨어로 심을 발급받는 것이다 보니 이심이 보편화하면 유심칩이 들어갈 공간이 굳이 필요 없어 제품을 더욱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사용 시간도 소폭 늘어납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이심을 쓰면 유심을 쓸 때보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슬림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배터리 사용 시간이 소비자가 느낄 만큼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심이 지원되는 스마트폰은 아이폰XS 시리즈 이상, 갤럭시의 경우 S23 이상입니다. 다만, 이심은 스마트폰이 파손되면 이동이 불가해 통신사 회선을 활용한 인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2022년 초부터 이심 사용이 보편화했습니다. 국내 첫 도입은 같은해 9월1일부터지만, 통신3사는 유심 판매 수익이 줄 것을 우려해 이심 도입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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