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이후 득실에 대한 전망이 엇갈립니다.
27일 공시에 따르면 분할 존속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분할 신설회사로 설립된 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입니다. 오는 9월 16일 인적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거쳐 10월 1일 분할됩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 신약, 바이오시밀러 개발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이해 상충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고객사들은 위탁품목의 제반 기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유출되는 데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었죠.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하나로 인식돼 상이한 사업구조로 인한 가치 평가의 한계가 존재했지만,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명확한 CDMO와 시밀러 개발 사업의 주체가 구분돼 이해충돌 우려는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적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즉각적이고 에피스에는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 고객사와의 이해관계 충돌 우려가 있었지만, 고객사 확보 제한을 풀고 에피스를 연결기업으로 두면서 겪은 외형적 매출, 영업이익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 확보와 영업이익률 증가로 기업가치 측면에서 즉각적인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복상장, 신용도, 지배구조 개편' 촉각
일각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과 신용도 하락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은 앞으로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 중복상장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신용도 하락 우려에 대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인적 분할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의견서를 통해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결에서 제외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포트폴리오가 축소되지만, 대규모 설비와 시장지위, 우호적 수주여건, 제고된 대외신인도 등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주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기발행 회사채는 분할 존속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모두 잔존하며 분할 신설회사도 법적으로 연대책임을 지게 돼 신용도에 직접적인 악영향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인적 분할을 단행하고 삼바에피스홀딩스를 지주사로 설립하는 것을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밑작업이라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회사 측은 사업 목적을 위한 인적 분할일 뿐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의 부인에도 시장의 관심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집중돼 있다"며 "바이오 중간 지주회사 설립은 경영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합리적 접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은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지배구조 개편 기대는 시기상조이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요구에 부응하는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행보로 평가하고 지주사 전반으로 온기 확산이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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