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일본까지…한국 낸드 ‘샌드위치’ 신세
삼성·SK하닉, 글로벌 낸드 점유율 하락
일본, AI 시대 맞춰 낸드 생산 2배 확대
업계 “낸드 시장 구도 변화 위기 느껴”
2025-06-10 15:32:21 2025-06-10 16:03:5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 세계 낸드플래시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후발 기업들과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과 일본의 추격세가 특히 위협적입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중국은 개발 속도를 높이고 일본은 생산력을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과 일본 낸드 기업들의 빠른 성장으로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321단 낸드 기반 UFS 4.1 제품. (사진=SK하이닉스)
 
지난 1분기 글로벌 낸드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동시에 줄어들었습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위인 삼성전자의 낸드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3.9%에서 올 1분기 31.9%로 감소했습니다. 2위인 SK하이닉스(낸드 부문 자회사 솔리다임 포함)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20.5%에서 16.6%로 하락했습니다. 매출로 보면 삼성전자의 낸드는 지난 1분기 42억달러(5조7700억원)로 전 분기보다 25%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21억9000만달러(3조원)로 전 분기 대비 35.5% 내려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하락으로 후발 기업들과의 차이는 더 줄었습니다. 지난 1분기 낸드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15.4%로 전 분기(13.8%)보다 올랐습니다. 4위인 일본 키옥시아의 점유율도 지난 1분기 14.6%로 집계되면서 SK하이닉스와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로 좁아진 모습입니다. 삼성전자 또한 점유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낸드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35.2%)에도 전 분기(36.9%)보다 감소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키옥시아가 최근 낸드 생산량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위협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키옥시아는 최근 ‘AI 시대 키옥시아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키옥시아는 회계연도 기준 지난 2024년 대비 낸드 생산량을 오는 2029년까지 2배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연 매출의 최대 20%를 설비투자에 쓸 예정입니다. 
 
키옥시아는 현재 일본 요카이치와 키타카미 지역에서 각각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에는 키타카미 공장 내 두 번째 공장도 가동할 방침입니다. 키타카미 공장은 대량생산 중심의 거점으로 운영하고, 메모리 연구개발(R&D) 시설이 있는 요카이치 공장은 신제품 개발과 양산전환에 집중합니다. 또 신제품 개발과 R&D에 매출의 8~9%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도래로 낸드 수요 증가가 투자의 동력이 된 것입니다.
 
중국의 빠른 성장도 무섭습니다. 중국 양쯔메모리(YMTC)의 지난 1분기 낸드 시장 매출 6위로 8.1%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기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이 과점인 낸드 시장에서 예상 밖의 높은 결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일각에선 YMTC가 차세대 낸드 기술에 대해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앞선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TMTC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낸드인 ‘BV낸드’는 저장 공간인 셀을 먼저 쌓고 다른 웨이퍼에서 생산한 ‘페리(컨트롤 담당 부품)’를 붙여 높은 안정성을 갖도록 개발 중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낸드 업체가 약진하는 모습이 나오는 데다가 일본 기업의 점유율 확대 위협도 커져서 글로벌 낸드 시장 구도가 변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새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첨단기술 개발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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