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밀라노 벤치마킹…봉제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저서·인터뷰서 봉제산업에 관심…"지속 가능하게 육성한다"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 개관…서울 자치구 중 최초 인턴십
"청량리 일대 9개 전통시장, '글로벌 탑5 시장'으로 만들 것"
2025-06-16 00:00:00 2025-06-16 00: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를 벤치마킹해서 동대문구의 영세한 봉제산업을 살리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지난달 21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기 전 취재진에게 자신이 쓴 『동대문을 걷다 』라는 책을 건넸습니다. 책은 이 구청장이 8회 지방선거에 당선돼 임기를 시작한 직후인 2022년 10월 출간됐습니다. 이 구청장은 책에서 "노동의 부가가치가 낮고 환경이 열악한 패션봉제의 침체를 개선하고 극복할 방안을 찾아 동대문구를 '한국의 밀라노'로 만들어갈 것이다"라고 썼습니다. 
 
이 구청장이 줄곧 봉제산업을 강조하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동대문구청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구내 봉제산업 종사 업체 수는 약 1600곳입니다. 아울러 봉제산업은 동대문구 제조업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구청장은 구청장 회의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동대문구청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봉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봉제산업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5월21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구청장 집무실에서 일어선 채로 구청 직원들로부터 보고받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다음은 이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동대문구의 도시 비전인 '4N CITY'는 무슨 뜻인가요. 
 
'4N CITY'의 4N은 NICE(좋은), NOW(지금), NEW(새로운), NEXT(다음) 등 4가지 키워드의 앞 글자를 딴 겁니다. 그다음에 CITY(도시)를 붙였습니다. NICE는 '좋아요 동대문', 즉 살기 좋은 도시를 말합니다. NOW는 현재의 동대문, NEW는 올해 동대문구청이 내놓은 4대 중점 사업(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삶이 풍요로운 문화도시 △약자와 함께하는 동행도시 △동북권의 중심 미래도시)을 뜻합니다. NICE·NOW·NEW를 통해 동대문구가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표준)를 갖춘 미래 도시로 나아가게 하겠다는 다짐을 NEXT로 표현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를 벤치마킹해 봉제산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동대문구청은 밀라노를 벤치마킹해서 2023년 패션쇼가 포함된 패션봉제 페스티벌을 열었습니다. 영세한 국내 봉제업체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밀라노에서는 봉제산업이 디자인·첨단 기술하고 결합된 창의적 산업으로 바뀌고 있거든요. 또 저희가 지난해 1월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도 개관했거든요. 생산·교육·컨설팅 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구청은 봉제 기능사 국가기술자격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봉제 인턴십 프로그램도 서울시 자치구 중에선 최초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봉제 기술이 엄청 좋아요. 동대문구 봉제를 고부가가치를 지닌 지속 가능한 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어요. 
 
동대문구청이 영세 봉제업체 지원에서 서울 내 다른 자치구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사실 동대문구청은 (다른 자치구들보다) 영세 봉제업체 정책을 너무 늦게 시작했어요. 하지만 봉제 기능사 국가기술자격 신설을 추진하는 건 다른 지역들과 차별되는 정책입니다. 또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에 최신 재단 기계를 들여왔습니다. 봉제산업을 첨단기술과 연결시키고, 봉제업계가 디자인이라는 콘셉트을 잡도록 꾸준히 지원을 하는 겁니다. 
 
2024년 1월19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오른쪽 두번째)이 서울 동대문구 패션봉제 복합지원센터 개관식에서 센터 내부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동대문구청)
 
청량리 전통시장들을 재편하는 청량마켓몰, 청량리역 복합 개발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오는 2030년이면 청량리역엔 12개 노선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러면 하루에 10만명 정도가 청량리역을 지나갈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이 머무르는 도시를 만들려면 먹거리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구청은 청량리 일대 9개 전통시장을 '나인 보우(9bow) 마켓'이라는 테마로 재편하는 청량마켓몰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통시장들을 '글로벌 탑5(세계 5대 정상)' 시장으로 만들자는 목표가 있는 겁니다. 또 철도 부지가 지하화되면 상부 공간을 행정문화 복합타운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작업을 하고 있어요. 
 
삼천리 연탄공장 부지 내에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하려다가 주민 체육시설 건립으로 방향을 트셨습니다. 이유가 있으실까요.
 
원래 반도체 기업을 유치를 하려고 한 적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업이 하나 들어온다고 해서 주민이 얼마나 크게 유치 효과를 실감했겠어요. 동대문구에는 체육 시설이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5층 정도 규모의 체육 복합공간을 만들려고 준비를 하고 있죠. 
 
오늘 입고 나오신 보라색 상의는 어떤 옷인가요.
 
제가 취임하자마자 '퍼플 시티(보라색 도시)'를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합친 보라색을 내세워 통합을 상징하려는 것이었죠. 저는 퍼플을 많이 좋아합니다.
 
5월21일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구청장 회의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구청장이 이렇게 행복한 자리인지 잘 몰랐어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서 주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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