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은 25일 추가 구속영장 심문에서 재판부 기피신청을 거듭하며 재판을 지연시켰습니다. 오는 26일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 만료를 하루 앞두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장관의 재구속 여부에 따라 내란특검팀의 1차 성과 역시 판가름 날 걸로 보입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이하상, 유승수 변호사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김 전 장관의 위계공무집행방해·증거인멸 혐의 구속영장 심문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조은석 특검팀이 지난 19일 김 전 장관을 추가 기소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따른 겁니다.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특검팀에 허를 찔린 김 전 장관 측의 변론은 막무가내에 가까웠습니다. 김 전 장관 측은 소송 절차의 시작인 선임계 제출부터 딴지를 걸었습니다. 추가 기소 건에 대해선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는데, 특검은 공소장에 기존 내란 재판 변호인들을 적시했단 겁니다. 재판부가 “선임계 제출하고 말하라”고 했지만, 김 전 장관 측은 불법 기소 주장만 반복했습니다.
김 전 장관 측은 선임계를 내자마자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습니다. 지난 23일 구속영장 심문기일을 앞두고 재판부 전원의 기피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이날 또다시 기피신청을 한 겁니다. 김 전 장관 측은 “특검의 불법 기소에 재판부가 동조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5분가량 휴정한 뒤 기피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들이 소송 진행 자체를 막고 있다”며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자 김 전 장관 측은 “우리가 간첩만도 못 하냐. 간첩 재판에서도 이렇게는 안 한다”라고 반발했습니다. 방청석의 김 전 장관 지지자들도 재판부를 향해 야유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특검팀이 공소사실을 낭독하자 김 전 장관 측은 곧장 말을 끊었습니다. 특검팀이 구속영장 심문기일에서 공판기일처럼 모두진술을 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김 전 장관 측이 계속 발언하는 탓에 특검팀은 말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재판부가 제지하자 김 전 장관 측은 또다시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잠시 상의하더니 기각했습니다.
논쟁은 2시간 넘게 이어졌습니다. 김 전 장관 측은 무려 4차례나 재판부 기피신청을 했습니다. 주장을 받아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기피신청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정도였습니다. 김 전 장관 측은 재판부를 향해 “권력이 그렇게 무섭냐”, “어차피 영장 발부할 게 아니냐”라면서 비아냥거렸습니다. 특검팀을 향해선 “특검보는 입이 없느냐, 왜 가만히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심문기일은 오후 3시부터 재개됐습니다. 김 전 장관 측은 “공소장에서 증거를 현출하고 있다”며 “공소장일본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공소사실은 특검의 일방적 주장”이라며 “특검과 재판부의 입장은 날림으로 인식구속부터 해두자. 김 전 장관이 단 하루도 바깥공기를 쐬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 아니냐”고 했습니다.
김 전 장관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내란 혐의로 구속돼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구속기간은 26일 끝나는데, 재판부가 이날 중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김 전 장관 구속기간은 6개월 더 연장됩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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