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수의 로컬비즈니스)한국 F&B 기업 해외 진출의 현실
F&B 중소기업 생존 전략 시리즈⑦
2025-07-08 10:31:27 2025-07-08 16:49:02
장준수 비지니스컨설턴트(관광학 박사)
 
해외 진출 F&B 기업 중 약 28%가 3년 내 철수
 
해외에서 K-푸드의 인기가 놀랍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K-Food' 해시태그 언급 건수는 2019년 420만건에서 2023년 1053만건으로 2.5배로 증가했습니다. 또 1400조원 규모의 전 세계 1위 외식시장인 미국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한식당의 수가 10% 증가했으며, 2024년 상반기 기준 2년간 고추장 등 코리안 소스 사용량도 최대 8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외식업은 세계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으며, K-푸드는 한류 문화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에 농식품부·KOTRA에 따르면 2023년 K-푸드 수출액은 약 150억달러로 전년 대비 3%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해외 진출 F&B(Food & Beverage) 기업 중 약 28%가 3년 내 철수했습니다. K-푸드의 인기가 국내에서 성공한 F&B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해외 시장은 문화, 소비 트렌드, 유통·규제 환경까지 국내와 완전히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어, 내수에서 성공한 전략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F&B 기업은 왜 내수 중심 전략만으로는 해외 진출 성공에 한계가 있는지, 해외에서 F&B 기업이 실제로 어떤 장벽에 부딪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해외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 
 
현실적으로 F&B 기업이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고자 때 고려해야 할 구조적 리스크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문화·미각의 차이입니다. 한국에서 흥행한 메뉴라도 현지에서는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KAFEX와 KOTRA 현지 조사에 따르면, 적지 않은 수의 미국·유럽 소비자 는 K-푸드의 발효·매운맛을 구매 기피 요인으로 꼽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둘째는 유통·규제 장벽입니다. 국가별 위생 인증 비용, 세관 규정, 물류 네트워크 한계로 초기 투자비용이 급증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위생 인증 비용만 메뉴별로 1000~5000달러에 달하며, 인증 실패로 철수하는 사례가 빈발합니다. 
 
셋째는 브랜드 현지화의 실패입니다. 특히 가격과 이미지 포지셔닝의 적정선을 찾지 못하는 문제는 치명적입니다. 또 컨셉과 메뉴의 현지화 부족, 현지 마케팅 채널 부적합 그리고 문화적 디테일의 미충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KOTRA에 따르면 해외 철수 주요 원인 중 1위는 ‘현지 소비자 가격 대비 가치 불만족’(39%) 이었습니다. 즉 적정하지 못한 가격 책정이 해외 진출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 F&B 해외 진출의 성공 전략
 
이러한 구조적 리스트를 해소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품과 매장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환경에 맞춘 체계적인 전략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에 F&B 기업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최소한의 기본 조건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현지 문화 적응력, 특히 메뉴·서비스 현지화입니다. 한국의 맛과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만으로는 해외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현지 소비자의 미각과 식문화 맥락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메뉴 개발과 서비스 방식을 최적화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KOTRA와 일본외식기업협회 2022년 조사에 따르면, 메뉴 현지화를 시행한 한식당의 3년 내 철수율은 약 28%로, 현지화를 하지 않은 매장(52%)보다 생존 가능성이 1.8배 높았습니다. 또한 2023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본지사 조사에서는 현지 회식 문화에 맞춘 메뉴를 운영한 한식당의 재방문율이 평균 25%포인트 높게 나타났습니다. 
 
둘째는 글로벌 유통망과 파트너 확보 전략입니다. 해외 진출에서 현지 유통망이나 파트너와의 협력은 단순 유통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현지 상권 정보, 소비자 행동, 규제·세금 이슈 등까지 함께 관리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지 못하면 좋은 제품이 있어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거나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KOTRA 해외 진출 리스크 보고서(2023)에 따르면, 현지 유통 파트너 없이 직판 형태로 진출한 중소 F&B 기업의 3년 철수율은 42%로, 파트너와 계약을 맺은 기업(18%)보다 2.3배 높았습니다. 이는 유통망과 파트너십이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줍니다. 
 
셋째는 본사-현지 운영 및 품질 관리 체계 설계입니다. 글로벌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본사의 기준과 현지 상황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중 관리 체계가 필요합니다. 
 
KOTRA 리스크 분석 보고서(2022)에 따르면, 본사 매뉴얼을 유지한 브랜드는 5년 내 철수율이 평균 25%로, 현지 독자 운영 브랜드(48%)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았습니다. 
 
또한 AT커니 글로벌 외식산업 보고서(2022)에서는 초기 3년간 성과 유지에 있어 브랜드 표준 매뉴얼 유지가 성과 기여도의 31%를 차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브랜드 콘셉트, 레시피, 서비스 매뉴얼 등 본사의 핵심 자산을 유지하되, 현지 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데이터로 입증합니다. 
 
넷째는 지속적 현지 피드백·데이터 수집 시스템 구축입니다. 
 
처음 진출할 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현지 시장 관찰과 데이터 수집입니다. 메뉴별 판매량, 고객 반응, SNS 콘텐츠 등을 정량·정성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본사 R&D와 마케팅에 반영하는 체계를 갖춘 기업만이 현지에서 롱런할 수 있습니다. 
 
실제 KOTRA ‘K-Food 브랜드 성공조건 보고서’(2023)에 따르면, 현지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한 브랜드의 5년 생존율은 평균 62%로,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기업(28%)보다 2.2배 이상 높았습니다. 
 
이러한 네 가지 기본 고려 사항은 해외 진출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준비되어야 합니다. 특히 자원이 한정되어 수출을 통해 성장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현실을 고려할 때,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더구나 중소 F&B 기업은 미약한 자본과 조직으로 이를 충분히 준비하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방위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글로벌 경쟁력은 정책과 함께 완성
 
본 컬럼이 지향하는 산업 생태계적 관점에서 F&B 기업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도전이 아니라, 한국 F&B 산업 생태계의 지역적 확장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산업 생태계의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도 함께 확장되며, 그 관계망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따라서 이 산업 생태계를 조율·관리하고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은 정책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자본과 자원이 제한된 중소 F&B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적 기반 위에서 K-Food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장준수 비지니스컨설턴트 jasonjang0056@gmail.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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