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정보 제도, 데이터 산업 혁신의 중심으로…정부·민간 본격 협력
가명정보·이노베이션 존…데이터 활용 지원 구체화
건보공단·더존비즈온, 공공·민간 데이터 분석·결합 지원 선도
2025-07-13 12:00:00 2025-07-13 12: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정부가 도입한 가명정보 제도가 본격적인 데이터 산업 활성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유지하면서도 데이터의 분석·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이 제도의 핵심 인프라가 바로 '개인정보 이노베이션 존'인데요. 최근 이노베이션 존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협력해 민간 기업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가명정보란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대체한 정보로,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2에 명시돼 있으며, 2020년 데이터 3법 개정에 따라 제도화됐습니다.
 
이러한 가명정보의 핵심 활용 인프라가 바로 ‘개인정보 이노베이션 존’입니다. 기존의 '데이터 안심구역'과 달리, 이노베이션 존은 가명정보 결합 전문기관과 함께 지정돼 데이터의 결합부터 분석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합니다. 특히 일부 이노베이션 존에서는 기존 결합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CI(연계정보)의 일부까지 결합해 활용하는 실험적 기능도 가능합니다.
 
정부는 이노베이션 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결합전문기관 제도도 함께 운영 중입니다. 2025년 6월 기준, 총 22개 결합전문기관이 지정돼 있으며, 이 중 일부는 7개 부처로부터 부처운영기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결합전문기관은 서로 다른 개인정보처리자 간의 가명정보 결합을 수행하고, 이를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공간과 설비를 제공합니다. 이와 함께 반출 심사를 담당해 외부 유출 및 재식별 가능성을 최소화합니다. 결합기관 지정 기준에는 3명 이상의 전문가 확보, 독립 공간 및 시스템 구축, 자본금 요건, 보안관리 체계 등 엄격한 조건이 적용됩니다.
 
더존비즈온 데이터 분석실 내부.(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대표적 사례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더존비즈온(012510)이 꼽힙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의료 분야 가명정보 활용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공단은 방대한 건강보험 청구자료, 진료기록, 건강검진 정보 등을 보유한 기관으로, 이를 기반으로 이노베이션 존을 운영하며 제약·바이오 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지원 중입니다. 
 
실제로 가명정보를 활용한 희귀질환 조기진단 알고리즘 개발, 약물 이상반응 탐지 모델, 국민 건강지표 기반 예방의료 서비스 연구 등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공단은 가명처리·결합·분석·반출까지 가능한 독립된 전용 공간을 구축했으며, 3중 망분리 시스템, AI 기반 자동 로그 분석 솔루션 등을 통해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강화했습니다.
 
더존비즈온은 비의료 분야에서 민간 주도의 가명정보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강원 디지털헬스케어 이노베이션 존’을 통해 기업 간 데이터 결합 및 분석을 지원하고 있으며, 주로 중소기업의 재무·회계 데이터, 병원·보험기관의 보건의료 데이터를 결합해 다양한 헬스케어·핀테크 서비스를 개발 중입니다. 
 
이밖에도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원격 분석환경을 민간 최초로 구현하며, 공간 제약 없이 가명정보 분석이 가능하도록 기술적 기반을 확장했습니다.
 
이러한 민간과 공공의 협력이 이노베이션 존을 통해 구체화되면서, 전국 단위 데이터 활용 생태계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데이터 반출 과정에서 발생하던 과도한 서류 요구, 시설 구축 부담, 심의 절차 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입니다.
 
최장혁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노베이션 존은 가명정보 활용을 보다 일상적인 연구·산업 활동으로 이끌어내는 핵심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가명정보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혁신의 자원이 되도록,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계속 다듬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현 한라대 교수 "개인정보 안전활용 정책 및 우수사례 등 동향 발표.(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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