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해주면, 배당 금액이 커지고 그 세원이 늘어났기 때문에 배당 소득세가 더 늘어날 겁니다. 이로 인해 (세수 감소분이) 일부 상쇄되면 우려하는 만큼의 세수 감소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6일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금이야 말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중대한 골든타임"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재명정부는 증시 활성화를 위해 상법 개정에 이어 고액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세법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부자 감세' 지적이 불거지면서 새 정부 첫 세법 개정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주주 등에 감세 혜택이 집중되면서 세수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서 회장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배당 소득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부자들이기 떄문에 부자 감세라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한쪽에서 마이너스가 있으면 다른 쪽에서 플러스가 있는지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부의 승수효과'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 회장은 이어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시 대주주들이 배당을 더 많이 할 것이고, 일반투자자들에게도 수혜가 확대되므로 배당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실제로 수요가 늘어나듯, 대표적으로 고배당주에 해당하는 은행, 증권주들 처럼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가가 오르면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등의 국내 주식투자 성과가 늘고,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셈이니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입니다. 이는 결국 기업들의 이익으로 연결돼 내수 진작 효과를 발생,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세수 확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다만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 업계가 단기적인 성과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반투자자들이 '좋은' 주식시장 상황에서 성공하는 경험을 가져야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서 회장은 "과거 증권사나 은행 직원들이 주식 시장이 날아오르면 좋은 선물 상품과 핫한 테마처럼 변동성이 너무 큰 상품을 추천했다"면서 "이렇게 변동성이 큰 상품은 2~3년이 지나면 -10%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 국민이 100명이 있다면, 30%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안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상황이 좋으면 위험 상품에 투자하게 된다. 하지만 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고객들은 절대 공격적인 투자처로 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회사가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해 수수료가 높고, 전략 상품 등을 추천하면서 몇 년 후 실패하는 사례를 반복하면서 자본시장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쌓였다는 건데요. 이를 해소해야 2~3년 안의 성과를 넘어서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겁니다.
서 회장은 취임 후 성과로 업계 외연 확대를 위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지정 요건 구체화 도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및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연내 신규 인가 시 완화된 기존 요건 적용 유예 △퇴직연금 실물 이전 제도 등을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코스피 5000시대를 위해서는 △ISA 비과세·납입한도 확대 △'우리아이자립펀드'·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입법지원 △공모펀드 직상장 △법인지급결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자본시장 밸류업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러한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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