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저조한 성적표…보릿고개 넘는 LG이노텍
영업익 114억…전년 동기 대비 92.5%↓
애플 부진·환율 하락·미 관세…악재 겹쳐
9월 아이폰17 출시 전망…"하반기 반등"
2025-07-23 16:11:48 2025-07-23 16:16:30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LG그룹의 대표 부품사격인 LG이노텍이 고질적인 애플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올 2분기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회사 주력인 카메라 모듈 사업이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원화 강세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는 분석입니다. 아이폰17 신제품 출시를 비롯해 신사업 발굴 등의 노력으로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의 기대도 나옵니다. 
 
LG이노텍 마곡 본사.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23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9345억7500만원, 영업이익 113억92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6%, 92.5% 하락한 수치입니다. 직전 1분기(매출 4조9828억원, 영업이익 1251억원)보다도 낮은 결과입니다. 이미 낮아진 시장 컨센서스(매출 3조8183억원, 영업이익 421억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입니다. 
 
LG이노텍의 2분기 매출 하락은 갑작스러운 환율 하락과 미국의 관세정책, 애플에 의존적인 매출 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환율 하락에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원자재를 고가에 사놓고 헐값에 파는 격이 됐기 때문입니다. 수출 비중이 높은 LG이노텍의 사업 구조상, 환율 변동에 다른 업종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도 2분기 매출 지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예고되면서 고객사가 2분기에 수입할 예정이던 물량을 1분기에 미리 가져갔고, 그 결과 2분기 매출에 잡히지 않게 된 것입니다. 
 
매출의 70%가 애플에서 발생하는 수익 구조도 문제였습니다. 최근 애플의 부진에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게 된 것입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이 애플 공급망에 속속들이 합류하면서, 주 수입원이던 카메라 모듈도 중국과 경쟁하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실적 악화가 일시적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애플의 아이폰17이 9월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LG이노텍의 반등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애플 카메라 공급망에선 여전히 LG이노텍의 점유율이 높은 편인 만큼 애플의 실적 상승에 따른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애플이 오는 2026년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탈애플을 위한 기술 혁신에 나서는 추세입니다. 지난 15일에는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통해 차량을 다루는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키 시장은 올해 6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3조3000억원으로 5배 이상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려는 포석으로 읽힙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9월에 애플 신제품이 예정된 만큼 LG이노텍 내부적으로도 실적 반등을 점치는 것으로 안다”며 “반도체 기판과 전장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실적을 받쳐주니, 하반기부터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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