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멸공" 외친 경찰 '징계 검토'…극우, 경찰 누리집서 "징계 철회" 릴레이
일부 극우 단톡방서 "애국 경찰관 매도 방관 말자"
경찰 누리집엔 열흘간 1400여개 극우 게시글 올라와
"반국가세력이 경찰 매도" 등 황당 주장 글도 있어
2025-08-05 13:02:37 2025-08-05 15:10:26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윤석열씨를 지지하는 극우 성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해당 SNS 계정을 팔로우한 현직 경찰이 징계를 받게 된 가운데, 그를 옹호하면서 "애국 경찰관이 매도당하는 현장을 방관하지 말자"와 같은 내용의 글들이 경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릴레이 게시글이 공유되는 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입니다. 
 
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김문수 선생님과 함께 2025 민주화운동'이라는 단체 채팅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A씨는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 소속 최모 경감이 '윤어게인 집회'에 참가하고 멸공을 이야기했다고 해서 징계 예정이라고 한다"며 "애국 경찰관이 매도당하는 현장을 방관하지 말자"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안양동안경찰서 홈페이지 등의 인터넷 주소를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하며 홈페이지 게시판에 최 경감에 대한 징계를 반대하는 내용으로 글을 올려달라고 했습니다. 단체 채팅방에서 A씨의 글을 본 다른 참가자는 "나라가 미쳤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문수 선생님과 함께 2025 민주화운동'이라는 제목의 단체 채팅방. (사진=뉴스토마토)
 
실제로 안양동안경찰서 홈페이지에는 "나라 위해 일하는 자가 한 '멸공'이 감찰 대상이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자유대한민국이 아니라는 것인가", "반국가세력들의 최 경감님 배척", "멸공이 왜요? 뭐 잘못됐나요?", "공산주의 세력 때문에 수백만명이 죽었습니다"라는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 경감의 활동이 SNS로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열흘 동안 안양동안경찰서 홈페이지 민원 창구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1400여개의 글들이 올라왔습니다. 같은 기간 안양동안경찰서 상위 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 홈페이지에도 50여개 글이 게시됐습니다. 게시물은 최 경감의 활동을 질타하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멸공'이 뭐가 문제냐는 식의 글입니다.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카카오톡 단체방과는 별개로 온라인상에서도 해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징계를 반대하는 의견을 내야 한다는 글들이 게재됐습니다. 
 
최 경감의 'SNS 멸공' 논란은 지난 7월26일 극우 추적단 '카운터스'가 엑스(X·옛 트위터)에 최 경감의 SNS글과 갈무리된 사진을 공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앞서 최 경감은 지난달 15일 한 극우 집회 활동가가 올린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와 관련된 글에 "스팔완 멸공"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스팔완은 '스레드 팔로어 완료'의 줄임말로 작성자 스레드 계정을 팔로우했다는 뜻입니다. 
 
미국 국적을 가진 모스 탄 교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고 12·3 내란 사태를 옹호해온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또 최 경감은 "윤카(윤석열+각하) 우리가 지킨다!! FLD구치소 철야팀 윤어게인!!"이라는 글과 함께 윤석열씨 얼굴이 들어간 대형 현수막을 걸어둔 단체의 사진에도 "스팔완 멸공"이라는 등의 글을 썼습니다.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 소속 최모 경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캡처. (사진=뉴스토마토)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와 경찰공무원법 제23조(정치 관여 금지) 등에 따르면, 경찰관은 특정 정치단체 또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의견을 표출할 수 없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해집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앞서 최 경감의 행적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고 논란이 일자 "해당 경찰관에 대한 감찰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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